이제 만일 역사가 ‘되는’ 것(또는 역사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성부 하느님의) 경륜(經綸) 속에서 성자의 특수성이라면, 성령의 공헌은 무엇인가? 글쎄, 정확하게는 정반대이다. 곧, 역사의 굴레에서 성자와 경륜을 해방하는 것이다. 만일 성자가 십가가에서 죽고, 그러므로써 역사적 실존의 굴레에 굴복한다면, 성자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는 분은 성령이다. 성령은 역사를 ‘넘어선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활동할 때, 성령은 마지막 날들, 곧 ‘종말’(에스카톤, ESCHATON)을 역사 속으로 가져오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령론의 첫 근본적인 특수성은 그것의 종말론적 성격이다. 성령은 그리스도를 하나의 종말론적 존재, 곧 ‘마지막 아담’으로 만든다. - 요한 지지울라스(1931-2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