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

2016년 대사순절 말씀

ttoza 2016. 3. 14. 09:58


         '그리스도께서 받으신 유혹'(12세기, 이탈리아 베니스의 산 모르코 대성당에 있는 모자이크)



      시리아 난민캠프의 아이들




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의 2016년 사순절 메시지

 

사랑하는 형제, 사랑하고 축복받은 자녀들이여,


주께서는 정의를 펴시고 모든 억눌린 자들의 권리를 찾아 주신다.”(시편 103:6)고 거룩한 시편작가가 노래하듯이, 우리는 올해도 주님의 거룩한 은총으로 신비로운 대사순절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우리의 인생에 복을 가득 채워 주시어 독수리 같은 젊음을 되찾아 주시기”(시편 103:5) 때문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모든 사람은 주님의 형상과 모습에 따라 창조되었고 그래서 모든 사람은 주님의 형상이 새겨진 성전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세례를 받고 거룩한 기름으로 견진을 받아 정교회와 하나가 되었기에, 비록 자의로 혹은 그 밖에 다른 이유로 죄를 지어 주님에게서 멀어졌다 해도, 우리 각자가 성령이 머무시는 성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진실하지 못해도 그분은 언제나 진실하시니 약속을 어길 줄 모르시는 분”(II디모테오 2:13)이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죄들로 오염되어 있으면, 성령의 은총은 우리 안에서 활동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래서 거룩한 교회는 지금 시작하는 대사순절 기간 동안 우리가 회개하고 깨끗해져서, 주님의 거룩한 부활과 생명을 뜨겁게 맞이하기에 합당하도록 준비시킵니다. 참회의 대카논의 첫 번째 오디 성가에서 크레타의 주교 성 안드레아는 이렇게 강조합니다. : “내 영혼아, 창조주께 영광 돌리기 위해 네 몸을 훈련시킬지어다. 이제 하느님께 참회의 눈물을 바치기 위해 네 이성을 되찾을 지어다.”


우리를 구원과 영적 안식으로 이끌어주는 교회는, 이 시기에 우리 모두에게 회개의 문을 열어주고, 물질적 삶에 대한 욕구와 투쟁하도록 격려하여, 영적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단단한 사슬로 붙잡아 줍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하늘 왕국으로 날개를 펴고 날아오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렇게 회개와 눈물을 통해서 우리는, 첫 사람의 타락으로 입게 된 무화과 잎의 수치스러운 옷을 벗고, 처음 창조되었을 때의 신성한 옷과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됩니다.


금식을 통하여 우리는 허무한 생각과 교활한 마음을 이겨내고, 신중하고 이성적으로 물질을 판단하고 관리하여, 온 사회를 이롭게 합니다. 금식은 과소비가 사회와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을 제거해 줄 것이고, “금식과 결합된 자선은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이 사회의 가난하고 억울한 사람들에게도 은총이 될 것이며, 모두가 하느님을 닮은 모습”(성 대 바실리오스)을 향해 전진해 나갈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이렇듯 물질에 대한 적절하고 신중한 소비는 우리의 삶과 물질을 거룩하게 합니다. 왜냐하면 물질은 썩어 없어지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화의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금식은 절제의 계기가 되고, 사도 바울로가 언급했던 것처럼, “성령의 힘으로 희망이 우리 안에 넘쳐흐르게 하는”(로마서 15:13) 것을 최종적인 목적으로 삼습니다. 주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우리에게 이렇게 요구하십니다. “단식한다는 것들이 시비나 하고 싸움이나 하고 가지지 못한 자를 주먹으로 치다니, 될 말이냐 ... 이 따위 단식을 내가 반길 줄 아느냐? ... 내가 기뻐하는 단식은 바로 이런 것이다. ... 네가 먹을 것을 굶주린 이에게 나눠 주는 것, 떠돌며 고생하는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고 헐벗은 사람을 입혀주는 것이다.”(이사야 58:4~7)


특히 오늘날 경제 위기와 난민 문제 그 밖의 수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세상은, 우리 정교인들에게 진정한 영적 금식을 실천할 수 있는 계기들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가난한 자, 집이 없는 자, 병자, “머리 둘 곳조차 없는”(마태오 8:20) 난민 등, 도움이 필요한 우리 형제에게 자선을 행하는 것과 음식을 절제하는 것을 결합하는 것입니다.


천사들이 사막에서 주님을 시중들었던 것처럼, 민족, 종교, 언어, 출신에 상관없이 주님의 가난한 형제들을 도울 때, 이러한 사랑과 자선, 그리고 그것과 결합된 금식은 향기로운 향같이 하느님의 옥좌에 도달할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의 형제요 아버지로서, 이 거룩한 금식 투쟁이 결실을 맺기를, 거룩하고 은총 가득한 것이 되길 바라며, 여러분 모두가 낙오하지 않고 두 배로 용서와 깨우침을 부어주시는생명의 주님 곁에 나아가기에 합당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주님의 무한한 은총과 자비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기원하며, 축일 중에 축일이며 축제 중의 축제인, 온 세상의 주관자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부활을 영광과 감사로 이제로부터 영원히 맞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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