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의 2015년 대사순절 시작 메시지
“덕들의 경기장이 열리니, 경기에 참여할 자들은 들어갈지어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내가 거룩하니 너희들도 거룩하게 되어라.”(베드로 I서 1:16)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창조주 주님께서는 우리가 당신과 친교를 나누고, 당신의 은총을 맛보며, 당신의 거룩함을 얻게 되기를 원하십니다. 하느님과 친교하는 삶은 회개하는 삶이요 거룩하게 사는 삶이며, 교회의 교부들이 강조하듯이 “나쁜 마음” 즉 죄를 멀리하는 삶입니다. “죄는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나쁜 마음에서 비롯됩니다.”(끼로스의 테오도리토스, ?대화? A' - Immutabilis, P.G. 83, 40D) 하느님을 마음에 품으신 거룩한 교부 이그나티오스 성인은 “믿음이 있는 사람은 나쁜 마음에서 나오는 죄를 짓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거룩함은 주님의 속성입니다. “봉헌하시는 이도 주님이시요, 봉헌되시는 이도 주님이시며, 예물을 받으시는 이도, 우리에게 나누어지는 이도 한 주님이십니다.” 성찬예배에서 주님의 은총을 받은 성직자는 신자들에게 “거룩한 몸과 피는 거룩한 이들에게 합당하나이다.”라고 외칩니다. 그러면 신자들은 자신이 거룩함에 합당치 못함을 잘 알기에, “거룩한 분은 주님 한 분, 주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 아버지를 영접케 하는 도다”라고 화답합니다. 또한 주님께서는 “항상 양식이 되시나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실 뿐만 아니라 받아 모시는 이들을 거룩하게 하십니다.”
하나인, 거룩하고, 공번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정교회는 신자들을 거룩함의 길로 가도록 돕기 위해, 기도와 금식으로써 몸과 영혼의 욕망을 절제하는 특별한 기간을 제정하였습니다.
내일부터 시작하는 이 기간, 곧 대사순절은, 구원을 가져오는 “그리스도의 위대하고 거룩한 빠스카”를 향해 준비하며 나아가는 기간입니다. 이 기간, 우리는 모든 성인들과 함께 참되게 부활절을 맞이하기 위해 기도와 회개에 전념해야 합니다. 이 기간 우리는 성인이 되기 위해 분투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고백합시다. 비록 우리는 깨지기 쉬운 “질그릇” 같아서 매일 유혹을 받으며 “쓰러지겠지만” 하느님의 은총으로 “다시 일어나서” 끝까지 영적인 싸움을 싸우노라고 하느님과 사람들 앞에서 고백합시다. 우리는 세례를 받아서 이미 “거룩한 사람”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여전히 불완전하고 나약한 존재임을 또한 하느님 앞에 고백합시다. 회개하면서 주야로 또 한밤중에 깨어 “거룩한 분은 주님 한 분, 주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 아버지를 영접케 하는 도다.”라고 고백하고 또 고백합시다.
물론 언제나 그래야겠지만, 특히 이 대사순절 기간에, 우리 정교회의 신자들과 성직자들과 수도자들 모두가 주변의 이웃을 향해 더욱 큰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합시다. 그래서 하느님 나라의 영원히 저물지 않는 날, 주님과 살아있는 친교를 나누게 될 그 영광스러운 부활의 날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됩시다. 대사순절은 모든 사람들을 “선한 것”과 “완전한 것”과 죄를 짓지 않을 힘을 은총으로 부어주는 이 거룩한 삶과 영적 투쟁에 초대합니다. “누구든지 하느님께로부터 난 사람은 자기 안에 하느님의 본성을 지녔으므로 죄를 짓지 않습니다. 그는 하느님께로부터 난 사람이기 때문에 도대체 죄를 지을 수가 없습니다. 옳은 일을 하지 않거나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자는 하느님께로부터 난 자가 아닙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의 자녀와 악마의 자식은 분명히 구별”되기 때문입니다.(요한 1서 3:9~10)
일그러진 얼굴 표정이 아니라, 온 정성과 기쁜 마음을 품고, 덕의 영적 경기장에 들어갑시다. “사랑의 빛으로, 기도의 광채로, 마음의 순결함으로, 강력한 힘으로” 서로 어깨 걸고 주님과 함께 걸어갑시다. 영적으로 위험한 순간을 만날 때마다 우리를 내버리지 말아달라고 주님께 간청합시다. “그리하여 삼일 째 되는 그 고귀한 부활의 날을 향해, 온 우주를 불멸의 광채로 가득 채우는 그 거룩한 부활을 향해 서둘러 전진합시다.”(대사순절 첫 번째 주간 월요일)
그리스도 안에서의 형제, 자녀여러분,
거룩한 대사순절은 우리 안에 있는 심판자, 겉으로는 표현되지 않는 내면의 양심에 귀 기울이며 회개하는 기간입니다. 잘못을 저지르면 우리의 양심은 강하게 반발합니다. 크레타의 성 안드레아께서 설교하셨듯이 “세상에 죄보다 더 나쁜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 회개를 통해 양심을 평온하게 해야 합니다. 회개로 욕망을 제어하고, 주님께서 “세상의 생명과 구원을” 위해 자신을 바치셨듯이, 우리도 이웃을 위해 사랑의 희생을 실천합시다. 이렇게 할 때 우리도 무덤의 삶에서 일어나서 서로 용서하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 그럴 때에야 비로소 세상의 모든 악과 죄를 멀리 하며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 투쟁에서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의 든든한 조력자들이신, 성인들과 주님의 어머니 동정녀 마리아께서 우리의 양심이 깨끗해지도록 쉬지 않고 중보해주십니다.
정교회의 모든 영적 아버지들께서는, 내일부터 시작되는 덕의 경기장에서, 모든 교활한 생각과 불법을 멀리하고, 오직 하느님의 은총과 회개를 통해 우리 양심을 깨끗하게 하라고 요청합니다. 이렇게 할 때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이 주님 부활의 빛으로 빛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내일이면 시작될 대사순절의 문 앞에 있습니다. 만약 올바르게 영적 싸움을 해나간다면, 우리 모두는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무덤으로부터 나오는 부활의 찬란한 영광과 벅찬 기쁨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아멘.
2015년 거룩한 대사순절에
†콘스탄티노플의 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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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의 교회 신년 메시지
“피조물이 제 구실을 못하게 된 것은 제 본의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그렇게 만드신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오늘날까지 다 함께 신음하며 진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로마 8, 20. 22)
형제 여러분 그리고 주님안에 있는 사랑하는 자녀 여러분,
정교회의 새로운 한해는 9월 1일에 시작합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영적으로 새롭게 무장하고 감수성을 예민하게 다듬어 다시 한번 풍요로운 지구의 상태를 돌아보면서 온 세상을 보호해달라고 하느님께 특별 기도를 드려야 할것 같습니다.
저의 전임자이신 디미트리오스 총대주교께서20여년전에 9월 1일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의 보존을 위해 기도하는 날로 정하신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디미트리오스 총대주교께서 그런 조치를 취하신 이유는 잘못된 환경이용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가져 올지에 대해 사전경고를 하시기 위해서였습니다. 디미트리오스 총대주교께서는 인간의 다른 형태의 위법행위와는 달리 자연 환경의 오염은 지구에 살고 있는 거의 모든 형태의 생명체를 파괴시키기 때문에 광범위하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셨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디미트리오스 총대주교님의 이러한 경고가 일부 회의론자들의 귀에는 지나치게 과장된 발언처럼 들렸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알고있는 사실들에 비추어 볼 때 그분의 말씀은 예언적인 말씀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오늘날 환경 전문가들은 지금의 기후 변화가 생태계 전체를, 다시 말해서 인간뿐만 아니라 사슬처럼 상호의존적인 동물과 식물 세계 모두를 혼란에 빠뜨리고 파괴할 수도 있다고 강조합니다. 환경 이외의 다른 부분에서는 지극히 세련된 현대인들의 선택과 활동이 이런 서글픈 상황을 초래했으며, 이는 본질적으로 영적이며 도덕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1900년 전에 이미 사도 바울로는 이 문제의 존재론적인 차원을 강조하면서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피조물이 제 구실을 못하게 된 것은 제 본의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그렇게 만드신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오늘날까지 다 함께 신음하며 진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8, 20. 22) 라고 썼습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는 환경 문제가 갖는 영적이며 도덕적인 차원에 대해 과거보다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특히 젊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들은 모든 인간은 같은 운명을 타고 났음을 잘 아는 사람들입니다. 점점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어떤 제품의 생산에는 각자 개인적으로 개입하고 다른 제품은 거부하는 자신들의 소비 행위가 윤리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종말론적인 차원에도 넓은 의미의 변수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천연 자원을 함부로 쓰고 에너지를 낭비하는 행위가 기후 변화를 가져오고, 이런 행위가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된 이웃 인간의 삶과 생존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죄가 된다는 사실을 더욱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깨닫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피조물들을 합리적으로 다루느냐 비합리적으로 다루느냐에 따라 덕있는 사람 또는 악한 사람이라고 규정짓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오늘날 지구의 모습은 사람들이 생태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가장 가난하고 가장 취약한 계층의 사람들이 자신들이 전혀 만들어 내지 않은 환경 문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사실이 특히 걱정스럽습 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부터 아프리카의 최남단에 이르기까지 가뭄이 광범위하게 퍼 져 있으며 그 결과 한때는 비옥하고 생산적인 지역들이 사막화 되어감에 따라 그곳에 거주 하는 사람들이 배고픔과 목마름에 시달린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또한 라틴 아메리카에서부터 유라시아 지방의 중심부까지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식수를 공급해 주는 빙하가 녹아가고 있다는 보도를 우리는 듣습니다.
콘스탄티노플에 위치한 우리 교회는 전임자이신 디미트리오스 총대주교의 발자취를 이어 받아 기후 변화와 수자원 관리에 관한 국제 학술대회를 조직함으로써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지구의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구의 생태계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탐구하고 지구 온난화 현상과 온난화 현상이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것입니다. 여러 그리스도교 교회와 다양한 종교의 대표자들과 여러 학문의 대표자들이 참석하는 이런 학술 대회를 조직함으로써 세계 총대주교청은 자연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종교와 학문이 서로 존중하고 협조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 위에서 종교와 학문 사이의 혁신적인 동맹 관계를 공고히 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열리는 학술 대회를 통해 종교와 학문이 서로 협조하도록 함으로써 세계 총대주교청은 환경 윤리 발전에 공헌하기를 희망합니다. 세상을 사용하고 세상의 온갖 자원을 즐기면서 하느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리는 것이 환경 윤리입니다. 반면에 세상을 남용하고 이를 창조하신 분에 대한 언급없이 자원을 함부로 사용하는 행위는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느님과 피조물인 인간앞에서 죄를 짓는행위입니다.
형제 여러분 그리고 주님안에 있는 자녀 여러분, 첫인간들인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고 타락하여 본래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리자 피조물 역시 타락하여 함께 신음하며 진통을 겪고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한 인간의 자연에 대한 남용, 탈선, 위반, 이기적인 행위가 함께 고통을 당하고 있는 자연파괴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자연 파괴는 인간 자체를 파괴하는 행위임을 알고 있기에 우리는 직업과 직위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만물을 만드시고 우리에게 이 모든 것을 사용하도록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면서’ 하느님의 창조물을 지나치지 않게 사용할 것을 촉구합니다.
영광과 권세가 이제와 항상 또 영원히 하느님께 있기 때문입니다.
2010년 9월 1일
콘스탄티노플 세계 총대주교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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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총대주교의 2010년 부활절 말씀
형제 자매 여러분, 그리고 주님 안에 있는 사랑하는 자녀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전례 없는 경제, 사회적 위기로 인해 우리의 일상생활까지도 빡빡해지고 어려워짐에 따라 온 세상에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가운데서도 기쁘고 빛나는 거룩한 부활절이 다시 한번 우리를 찾아와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기쁨과 위로와 환희와 생명의 희망을 뿌려주고 있습니다.
하느님이시자 인간이신 그리스도께서 무덤에서 부활하셨고 그분과 함께 우리들도 부활하였습니다! 죽음의 횡포는 이제 과거가 되었습니다. 죽음이 지배하는 지하 세계에서 포로로 붙잡혀 있던 시절의 절망은 이제 멀리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생명을 주시는 유일한 강한 분이신 그리스도께서 자발적으로 우리 인간의 비참한 본성을 취하시고 인간이 되셨고,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심으로써 «신성의 번개불로 죽음의 세계를 무너뜨리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생명을, «넘치는» 생명을(요한 10;10 참조) 주셨습니다.
마귀가 비록 이제는 힘이 약해지고 세력을 잃고 조롱거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이 넘치는 생명을 끊임없이 비방하고 공격하는 일을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마귀는 세상에 널리 퍼져 있는 하느님과 인간과 피조물에 대한 휘브리스, 즉 오만을 그 수단으로 삼아 우리가 받은 생명을 비방합니다. 마귀는 우리 안에 존재하는 «오래된 녹»과 같은 죄를 지으려는 성향을 이용해서 우리가 죄를 짓게 만들거나 잘못된 믿음을 갖도록 만들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습니다. «오만»은 «녹»의 산물이며, 이 둘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하느님과 모든 피조물들과 맺은 관계를 깨뜨리기 위해 애쓰는 끔찍한 한 쌍입니다. 그러므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생명을 주시는 넘치는 빛이 우리 마음과 영혼과 육체 안에서 빛나려면 온갖 정성과 주의를 다해 우리 안에 있는 이 녹을 벗겨내는 작업이 시급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오만의 어둠이 멀리 사라지고 온 세상에는 넘치는 생명이 주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은 철학도 학문도 예술도 과학기술도 어떤 사상도 할 수 없으며, 오직 고난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매달리시고 무덤에 묻히시고 지하에 내려 가셨다가 죽은 사람들 가운데 부활하신 하느님이시자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갖고 교회의 여러 성사에 참여하면서 고통스럽지만 체계적인 투쟁을 행할 때에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이십여 세기에 걸쳐 끊임 없이 부활의 기적을 체험하고 있으며, 거룩한 성사와 신학과 실용적인 가르침을 통해 우리도 부활의 기적에 동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또 죽음을 누르고 승리를 함께 나누며, 부활의 빛을 받은 빛나는 자녀들이 되고, 모든 성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하느님의 본성을 나누어 받은»(2베드로 1:4) 사람들이 될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우리 마음 깊숙한 곳에서 자라고 있는 해로운 잡초와 같은 욕망이, 다시 말해서 우리 안의 «낡은 인간성»(에페소 4:22)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그리고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은 주변 사람들을 위해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덕과 거룩함과 정의로 변모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성가 작가는 «눈보다 더 흰 정의의 옷을 입고 빠스하의 날인 오늘 우리 모두 즐거워합시다.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신 정의의 태양이신 그리스도께서 우리 모두에게 불멸의 빛을 아낌없이 부어주셨기 때문입니다.» 라고 노래했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던 날 정의의 흰옷을 상징적으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회개하고 기도하며, 욕망을 자제하고, 삶의 고통을 인내하고, 하느님의 계명을 실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제일 계명인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세례 때 받은 그 흰옷을 깨끗하게 세탁할 것을 요청 받고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한 부활에 동참할 수 있고, 부활의 기쁨과 부활의 환한 빛과 즐거운 구원이 우리 삶과 온 세상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죽은 사람들 가운데 부활하시고 생명의 주관자이신 주님의 구원의 선물과 부활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0년 부활절에
콘스탄티노플에서
바르톨로메오스총대주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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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톨로메오스 세계 총대주교의
2010년 사순대재(四旬大齋) 시작 메시지
형제 여러분 그리고 주님 안에 있는 사랑하는 자녀 여러분,
우리는 이제 사순대재 기간에 들어섰습니다. 하느님이시자 인간이신 우리 주님의 수난과 거룩한 부활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용서의 만과를 드리면서 우리는 “영적 투쟁에 우리 자신을 맡기면서 금식 기간을 즐겁게 시작합시다” 라는 성가를 불렀습니다.
우리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영적 투쟁을 벌여야 하는 이 참회의 기간을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우선 무엇보다도 즐거운 자세가 요구됩니다. 금식, 절제, 검소, 욕망의 자제, 끊임없는 기도, 고백 성사와 같은 사순대재 기간을 특징짓는 요소들을 우리는 결코 귀찮은 의무나 무거운 짐, 또는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강제 노동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의사가 환자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과 활력을 위해 식이요법이나 운동 등의 처방을 내릴 때, 그 처방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한 필수 조건은 해당 환자의 즐거운 마음가짐, 미소, 긍정적인 사고입니다. 사순대재 기간 동안 우리가 해야 하는 금식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사순대재를 하느님께서 주시는 값진 선물로 여겨야 합니다. 우리를 물질적이고, 저급하고 썩어 없어지는 것들에서 끌어내어 좀 더 높은 곳으로, 완전한 건강과 생명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시기 위한 하느님의 은총의 시간으로 여겨야 합니다. 우리 영혼에서 온갖 욕망을 제거하고 우리 몸에서 쓸데없고, 해가 되며 독이 되는 것들을 털어내는 기회로 여겨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순 대재 기간을 큰 기쁨과 즐거움으로, 참된 축제이자 환희의 기간으로 여겨야 합니다.
사랑하는 자녀 여러분, 교회가 자녀들에게 요구하는 금식, 절제. 검소 그리고 욕망과 유흥과 쓸데없는 지출의 자제는 오늘날 온 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참으로 현명한 처방입니다. 전 세계의 경제적 위기로 인해 개인과 기업뿐만 아니라 온 나라가 파산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으며, 그 결과 실업자가 급증하고, 빈곤층이 증가하고, 범죄율이 늘어나고,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되며, 절망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순대재는 과장이나 낭비나 과시 없이 매우 작은 것들로 하루를 지내라고 가르칩니다. 욕심을 버리고, 필요하지도 않는 것들을 필요하다고 계속 강요하는 광고의 도전을 무시하라고, 정말 필요한 것들만을 가지고 자발적인 근검절약 정신으로 살아가라고 가르칩니다. 생각 없고 감정 없는 소비자 무리가 되지 말고, 가난하고 뒤처진 “이웃”에게 사랑을 주고 도움의 손길을 주는 감성 넘치는 사람들이 되라고 가르칩니다. 크고 작은 부족함에도 참고 인내하라고 가르치며, 하느님의 도우심과 자비를 구할 것과 그분의 돌보심을 믿으라고 가르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그런 사순대재를 원하십니다. 모든 성인들은 그런 사순대재를 보냈습니다. 우리의 경건한 교부들은 그런 투쟁 정신으로 사순대재를 보냈습니다. 우리 선조들도 그렇게 살았습니다. 콘스탄티노플에 있는 어머니 교회는 항상 그런 사순대재를 선포해 왔고, 세계적으로 경제상황이 어려운 지금 이 때에는 더욱 더 그런 사순대재를 지낼 것을 여러분에게 부탁 드립니다.
이미 시작된 사순대재라는 경기에서 영적으로 좋은 열매를 맺으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0년 사순대재(四旬大齋)를 맞이하면서
콘스탄티노플에서
세계 총대주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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