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제가 되어다오 26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14

57. 우리는 (외경, 또는 제 2경전. 영어로는 Wisdom of Sirach) 집회서 36장(1-17절)에서 러시아를 위한 아름다운 기도를 만들어낼수 있습니다. 본문을 조금 인용한다면: “만물의 주인이신 하느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굽어보소서... 기적을 거듭 행하시고 놀라운 일을 다시 보여 주시며... 하루 속히... 사람들로 하여금 당신의 놀라운 일들을 찬양하게 하소서... 주님의 거룩한 도성, 당신의 안식처인 예루살렘을 불쌍히 여기소서... 주님의 이름으로 말씀하신 예언을 이루소서.”(1, 5, 7, 12, 14절) 58. 우리는 거짓된 이상(理想)에 의해 이 얼마나 멀리까지 잘못된 길로 이끌려졌는가! 이런 식으로 많은 혁명가들은 자신들의 영혼을 잃어버렸습니다. 백성들을 위한 선(善)이라는 ..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13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13 53. “재물이 많은 사람이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루가 18:24)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은 물질적인 부(富)만이 아닙니다. 여전히 더 큰 장애물은 정신적인 재능과 특별한 능력, 의지력 등의 더 고차원적인 자질입니다. 이 모든 것에 의해 도취되어 이끌리지 않고, 허영과 자만에 빠지지 않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54. 우리 영혼 안의 정상적이고 평범한 순서는: 첫째,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영혼의 신비스런 내적 삶으로서 이는 곧 우리의 구원에 대한 진짜 보증(담보)인데, 이는 거룩한 세례와 여러 신비의 성사들, 그리고 성령의 영감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둘째, 자만과 허영심의 산(酸, 물에 녹았을 때 이온화..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12

44. 믿음은 사랑 안에서 시작되고, 사랑은 관상 안에서 시작됩니다. 그리스도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만일 우리가 지금 그분을 본다면, 그분에게서 우리 눈을 뗄 수가 없을 것이며, ‘황홀경 속에서 그분의 말씀을 들을’ 것입니다. 복음서에서 수많은 군중이 그랬듯이 우리는 그분 주위로 떼를 지어 몰려들 것입니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저항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단지 그분께, 복음서와 성인들과 교회 안에서 그분의 모습을 관상하는 것에 굴복해야만 합니다. 그러면 그분이 우리의 마음을 소유하실 것입니다. 45. 성인들의 생애를 읽는 것이 왜 그토록 중요합니까? 각양각색의 성인들의 삶 속에서 드러난, 하느님께로 이르는 무한히 다양한 길의 영역 안에서 우리 자신의 길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11

40. 세 가지 연속적으로 인상 깊은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가다라 지방의 돼지떼에 대한 복음서(마태오 8:28-34)를 읽는 것이고, 둘째는 대성당 안에서 어떤 광인(狂人)을 지켜보는 것, 그리고 셋째는 베르자예프(N. A. Berdyaev, 1874-1948. 종교 사상가이며 작가. 혁명이후 프랑스 파리에서 살았던 러시아 지식인들 가운데 유명한 인물이었다.)의 '인간의 운명‘(1931년)에서 악과 자유에 대한 장(章)을 읽는 것입니다. “자유는 신에 의해 창조되지 않았다. 그것은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것이며, 시작이 없다.” 그러므로 피조물의 자유를 위한 책임은 창조주 하느님에게서 제거되었습니다.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이면서 동시에 혼돈(자유)의 자식입니다. 비존재가 존재가 되기로 자유로이 동의하였습니다..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10

35. 신앙은 부정적인 논쟁술과 정신에 의한 시련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신앙은 그런 시련을 견뎌낼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려워해야만 할 것은 우리 영의 나약함, 곧 ‘마음의 배신’(러시아의 종교사상가이며 작가이고 ‘슬라보필레[Slavophile] 운동’[러시아의 미래발전이 러시아 초기역사에서 비롯된 가치와 제도를 기초로 하여 이루어지길 바랬던 19세기의 지적인 운동. 역자주]의 지도자인 이반 키리브스키[Ivan Kireevsky, 1806-56]의 표현)입니다. 36. 믿기 위해서 증거를 요구하는 사람은 잘못된 길에 있는 것입니다. 신앙은 자유로운 선택입니다. 증거를 바라는 욕망, 심지어는 우리 자신에게도 숨기워진 욕망이 있는 곳은 그 어디라 할찌라도 신앙이 없습니다. 신적인 현현(顯顯)에 대한 증..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9

25. 내 자신과 나눈 대화에서: 왜 당신은 이것에 대해 좀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까? 매우 매우 중요한데. 그것이 정확히 어떤 중요한 것에 대한 저의 사고방식입니다. 모든 작동되는 기능을 잘 정리하십시오. 그러면 대답이 자동으로 나오게 될 것입니다. “너희는... 무슨 말로 어떻게 항변할까 걱정하지 말라”(루가 12:11) 26. 제게는 우리 삶의 길에 있는 가시와 엉겅퀴가 특별히 우리의 영혼을 치료하기 위해 하느님이 마련하신 것으로 자주 여겨집니다. 저는 저의 개인적이고 인격적인 삶 속에서 이것을 절대적으로 분명하게 보고 있습니다. 27. 고백성사때, 희미하고 약한 기억은 변명이나 핑계일뿐입니다. 망각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진심어린 마음이 없을 때, 그리고 죄에 대한 무감각과 무관심에 의해 생겨납..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8

20. 교만한 사람은 세상에 대해 귀가 먹었고 눈도 멀었습니다. 그런 사람은 세상을 보지 못하며, 모든 것 속에서 오직 자기 자신만이 비춰 보일뿐입니다. 21. 흐느껴 우는 사람을 어떻게 위로해야만 할까요? 그런 이들과 함께 울어줌으로써... (위로해야만 합니다.) 22. 암으로 수술을 받은 X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녀는 끊임없는 끔찍한 아픔(마치 나를 물어뜯어서 갈기갈기 찢어놓는 개들과 같은...)을 느끼고 있으며, 그런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리라는 그 어떤 희망도 없습니다. 그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하느님께서 저에게 왜 이런 불행을 보내셨는지 저는 이해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하루하루의 사소한 일들과 하찮고 옹졸한 화, 짜증 등에 너무 깊이 빠져 꼼짝할 수가 없으며, 이 때문에 하느님은 우..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7

17.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적으로 볼 때, 우리가 아무리 약하고 죄많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우리 모두를 위해서 오직 한 가지 것만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 얼마나 큰 기쁨이 아니겠는가? 18. “내가 유다인들을 대할 때에는 그들을 얻으려고 유다인처럼 되었고... 율법이 없는 사람들을 대할 때에는 그들을 얻으려고 율법이 없는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믿음이 약한 사람들을 대할 때에는 그들을 얻으려고 약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을 대하든지 그들처럼 된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들중에서 다만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한 것입니다.”(고린토 1서 9:20-22) 이 성경구절은 스타레츠* 암브로시의 무덤에 새겨진 것이며, 그것은 또한 내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쓰는 전술(방법)이기도 합니다. * 스타레..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6

14. 우리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의견 – 이것은 거의 예외가 없이 우리 모두 그 앞에서 자세를 취하는 거울입니다. 사람은 다른 이에게 나타내 보여지기를 바라는 그런 존재가 되려고 스스로를 (틀에 넣어) 만듭니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그(녀) 자신은 흔히 스스로를 포함하여 모두에게 알려지지 않은채로 남아 있으며, 반면에 행동하며 살아가는 것은 자기 자신의 상상력에 의해 꾸며내고 변장을 한 모습입니다. 스스로를 속이는 이런 성향(기질)은 (그 결과가) 하도 엄청나서, 자신의 본성 자체를 왜곡시키는 동시에 모든 인간 인격 속에 있는 독특(유일무이)하고 모방할수 없는 요소인 자기 자신의 자아를 희생시킬 것입니다. 그러나 언제라도 이런 암(과 같은 것)에서 자유로운 한 인격을 만날 때면 우리가 느끼는 매력은 ..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5

10. 무엇이 우리의 영적인 힘을 증가시키는가? (싸워서) 극복된 유혹입니다. 11. 유한한 존재인 우리 안에 있는 무한한 것, 곧 사랑의 현존이 무한하신 분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죽음을 갈망하도록 우리를 이끕니다. 12. 이토록 어두운 우리의 삶 속에서조차 하느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며, 도리어 그분은 우리의 기도 속에서, 신비의 성사 속에서,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사랑 안에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그분이 우리와 친교를 나누신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13. 삶은 값지고 아주 특별하며 고유한 선물이지만 우리는 어리석게도 부주의하게 삶을 낭비하며, 삶의 덧없음을 잊어버립니다. 우리는 지나간 과거를 그리워하고 동경하면서 뒤돌아보거나, 그렇지 않으면 삶이 실제로 시작될 것처럼 보이는 미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