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제가 되어다오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6

ttoza 2021. 2. 14. 18:26

 

 

14. 우리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의견 이것은 거의 예외가 없이 우리 모두 그 앞에서 자세를 취하는 거울입니다. 사람은 다른 이에게 나타내 보여지기를 바라는 그런 존재가 되려고 스스로를 (틀에 넣어) 만듭니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그() 자신은 흔히 스스로를 포함하여 모두에게 알려지지 않은채로 남아 있으며, 반면에 행동하며 살아가는 것은 자기 자신의 상상력에 의해 꾸며내고 변장을 한 모습입니다. 스스로를 속이는 이런 성향(기질)(그 결과가) 하도 엄청나서, 자신의 본성 자체를 왜곡시키는 동시에 모든 인간 인격 속에 있는 독특(유일무이)하고 모방할수 없는 요소인 자기 자신의 자아를 희생시킬 것입니다.

 

그러나 언제라도 이런 암(과 같은 것)에서 자유로운 한 인격을 만날 때면 우리가 느끼는 매력은 얼마나 크며, 아직 자의식의 영역으로 들어가지 않은 어린 아이의 완전한 순박함과 솔직함(단순명쾌함)을 우리가 그 얼마나 사랑하는지! 허나 우리는 의식적으로 이런 사악한 복잡성에서 단순함으로 되돌아가려는 투쟁의 대안(방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 안에 이런 악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 때, (우리가 성취해야할) 과제는 이미 절반쯤 이루어진 것입니다.

 

15. 사제라는 것은 그 얼마나 큰 기쁨입니까! 저는 한 가족 전체의 고백성사를 거행했습니다. 특별히 일곱, 여덟 살의 두 소년과 같은 아이들은 가장 사랑스럽습니다. 저녁마다 저는 황홀함과 큰 기쁨에 거의 넋이 빠졌습니다. 사제직은 사람이 자기 본성의 가장 참된 면을 보여주는 유일한 직업이며, 그 속에서 당신도 또한 언제나 진심으로살아갑니다.

 

16. 사도는 말합니다. “나는 여러분을 낳았습니다[여러분이 태어나게 했습니다].”(고전 4:15), “여러분 속에 그리스도가 형성될때까지 나는 또다시 해산의 고통을 겪어야겠습니다.”(4:19) 사도들은 새로운 영혼과 새로운 인격을 발생시키고 출산하는 과정을 스스로 떠맡는, 이토록 놀라운 선물을 정말로 소유하였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인격을 타고난 개종자’(사도들에 의해 새로이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 역자주)들은 이런 선물을 자신들도 열렬히 희망하면서 대단히 가치가 있는 것으로 환영하였습니다.

 

- 알렉산더 V. 엘카니노프 신부(+1934년 안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