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제가 되어다오 26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4

7. ‘옷을 다 갖춰입은 채 수영을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리고 격정(파토스: 악으로 기우는 모든 인간적인 욕망. 또는 유한한 사물과 인간에 대한 끝없는 집착. 역자주)에 휩싸인 채 성삼위 하느님을 탐구하는 것은 위험합니다.’(성 요한 끌리막스[6-7세기]의 ‘신성한 상승의 사다리’에서 인용) 하지만 이것이 (많은 사람이 생각하듯이) 우리가 신학에 전혀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먼저 우리 자신을 격정의 노예상태에서 자유롭게 해야만 하며, 그리고나서 우리는 ‘하느님의 신비’를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렴풋이 맛보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8. 저는 다음의 성서구절을 계속해서 곰곰이 생각합니다: “너희가 만일 세상에 속한 사람이라면, 세상은 너희를 한 집안 식구로 여겨 사랑할 것이..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3

4. 잠재의식의 수준에서 은밀히 우리에게 말하고, 또 흔히 우리 자신의 의지를 거스르면서 지금의 우리 삶이 거짓이라고 분명히 말하는, 억눌린 양심의 소리를 간직하고 있는 (보통 우리 안에서 경험하는) 이 끊임없는 불만족과 불안의 느낌은 무엇입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빛의 법칙과 갈등을 일으키면서 살아가는한 이 (양심의) 소리는 잠잠해지지 않을 것인데,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 영혼 안에 계신 하느님 자신의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드물게 경험하는 강한 만족감과 충만함, 기쁨들은 우리 영혼 안에서 신적인 원리가 보편적 조화, 세상의 신적인 본질과 연합함으로써 이루어진 행복입니다. 5. 왜 모든 ‘즐거움’과 모든 ‘달콤함’은 죄입니까? 왜냐하면 즐거움의 순간은 우리의 개인적인 느낌과 감각을 강화시키는..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2

1. 사제가 되기 전에는 제가 침묵해야만 하는, 제 자신을 자제해야 하는 것이 아주 많았었습니다. 저에게 사제직은 큰 목소리로 말할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2. 고통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그것(고통)을 ‘다른 세계’라는 배경에 맞서고 반대하는 것으로 여기는 것 말고는 다른 어떤 위안이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유일하게 바른 관점입니다. 만일 이 세계 홀로 존재한다면, 그러면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전적으로 말도 안되는(터무니없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분리, 질병, 무고한 고통, 죽음 등.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지상적 존재라는 우리의 작은 섬을 보이지않게 씻어주는 생명의 대양 안에서 의미를 갖게 됩니다. 우리들 가운데 누가 다른 세계의 숨결을 꿈과 기도 속에서 경험하지 못했단 말..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1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저자: 알렉산더 V. 엘카니노프 신부(+1934년 안식) 출판사: 성 블라디미르 출판사(미국 뉴욕의 크레스트우드, 1982) 머리말 이 책의 자료를 이루는 기록은 1920-30년대에 프랑스에 살았던 한 러시아인 사제에 의해, 대부분이 출판하려는 생각 없이 쓰여졌다. 저자인 알렉산더 엘카니노프 신부는 교사이며 영적인 지도자로서 보기드문 재능을 지니고 있었다. 1934년 그가 죽은뒤 그의 아내에 의해 모아지고 편집되었으며, 이미 여러 개의 러시아어판으로 나와있는 그의 기록들은 그가 지녔던 재능에 대한 풍부한 증거를 보여준다. 선생님이거나 또는 친구였던 그를 알고 지냈던 사람들은 아마도 그가 동시에 (어떤 일에) 관여하면서도 따로 떨어져 거리를 두고 있고, 열심히 몰두하면서도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