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제가 되어다오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13

ttoza 2023. 8. 3. 14:43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13

 

53. “재물이 많은 사람이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루가 18:24)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은 물질적인 부()만이 아닙니다. 여전히 더 큰 장애물은 정신적인 재능과 특별한 능력, 의지력 등의 더 고차원적인 자질입니다. 이 모든 것에 의해 도취되어 이끌리지 않고, 허영과 자만에 빠지지 않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54. 우리 영혼 안의 정상적이고 평범한 순서는:

첫째,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영혼의 신비스런 내적 삶으로서 이는 곧 우리의 구원에 대한 진짜 보증(담보)인데, 이는 거룩한 세례와 여러 신비의 성사들, 그리고 성령의 영감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둘째, 자만과 허영심의 산(, 물에 녹았을 때 이온화하여 수소 이온을 만드는 물질)에 의해 손상되고 부식된 우리의 가짜(사이비) 덕들의 안개입니다. , 우리의 이른바 선한 행위들과 기도, 정직함과 진실됨 등입니다. 이 안개는 우리 영혼의 참되고 애처로운 모습을 모호하게 하며, 우리의 회한(悔恨)과 통회(痛悔)를 방해합니다.

 

셋째,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고 쉽게 자신을 용서하는 실제적인 죄의 구름입니다. , 다른 사람에 대한 우리의 지속적이고 반복되는 비난과 질책, 조롱, 멸시, 무관심, 냉담함, 분노 등입니다.

 

넷째, 마지막으로는 이 모든 것의 아래에 있는 것으로서 우리가 온 인류와 함께 공유하고 있는, 깊고 아주 오래된 유전적이고 세습되어온 부패입니다. , 마치 독성이 있는 수증기처럼 불경스러운 생각과 충동들, 온갖 종류의 불결함과 말도 안되는 도착(倒錯)과 변태와 왜곡들이 생겨나는 근본적인 죄입니다...

 

55. 저는 땀과 눈물과 피, 곧 노역(勞役: 괴롭고 힘든 노동)과 통회(痛悔)와 순교의 정화하고 성화(聖化)하는 가치를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을 통해 몸은 그것의 정신적이고 동물적인 요소에서 자유롭게 되며, 어떤 장애도 없는 영적인 원리가 그 사람 전체의 구석구석에 스며들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가 피를 흘리는 것을 강조하면서 순교자들을 높이는 이유이며, 사람들이 전쟁에서 살해당한 죽은 이들을 기리는 까닭입니다.

 

56. 우리는 고통을 겪고 있는 현대 러시아의 한 부분인 기적과 영웅적 행위와 순교의 러시아와 계속적인 친교 속에 머물러야만 합니다. 만일 우리가 망명지인 이곳에서 우리 조국의 확장을 이뤄내면서 또한 똑같은 치열한 종교적 삶을 확립한다면, 이런 친교는 가능합니다. 이것은 아마도 나이든 사람들을 그들의 정치적인 갈등과 불화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며, 젊은이들에게 러시아의 참된 의미를 보여줌으로써 그들이 교회에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