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

교회년도 시작에 즈음하여

ttoza 2017. 9. 1. 17:49


Beginning of the Church Year (Indiction)



새 로마 콘스탄티노플의 대주교이자 세계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스가 모든 교회에 보내는 편지

 

(201791)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자녀 여러분.

하느님의 은총으로 오늘 우리는 새로운 교회 년도에 들어갑니다. 우리는 이 한 해도 교회 안에서 살아가면서, 또한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오 28:20)고 약속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를 따라 살아가면서, 계속해서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희망”(I 베드로 3:15)을 증언하고 전파해 나갈 것입니다.

세계 총대주교청 주교회의의 결정으로 교회년도의 첫 날을 기념하는 이 축일을 환경 보존의 날로 선언한 지도 벌써 28년이 지났습니다. 이 날 정교회의 거룩한 중심인 세계 총대주교청에서 우리는 모든 창조세계를 위해기도하고 간구합니다. 이와 관련된 총대주교청의 회칙(1989. 9. 1.)은 이 날 창조세계의 보존을 위해 기원함과 동시에 창조세계라는 위대한 선물을 주신 창조주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도록 모든 정교 신자와 그 밖의 모든 그리스도인을 초대합니다.


우리는 콘스탄티노플 교회가 주도한 이 제안이 폭넓게 수용되고 영향을 주어 결실을 맺게 된 것에 대해 기뻐하고 흡족히 여깁니다. 우리는 회개의 필요성, 현대 인류의 제 가치들의 우선순위에 대한 새로운 정립의 필요성뿐만 아니라 생태적 위기의 영적인 뿌리를 보여주었습니다. 창조세계의 착취와 파괴는 가득히 번성하라”(창세기 1:22)는 성경의 명령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가 아니라 그리스도교 윤리의 타락이요 왜곡임을, 그리고 우리의 반()생태적 행위들은 창조주를 공격하는 것이고 그분의 계명을 어기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인간 존재의 참된 목적에 반하는 것임을 계속해서 주장해 왔습니다. 영적인 가치들과 자연 환경을 대가로 지불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거룩하고 위대한 교회는 창조 세계가 감사의 성만찬에 부합하는 의미와 목적을 지닌다는 것, 그리고 신자들은 창조세계를 끊임없이 창조주께 봉헌하려고 노력할 뿐만 아니라 만족만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 대해 금욕의 원리로 응답해 나감으로써 창조세계의 사제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정교 신앙의 친생태적 역동성을 옹호하기 위해 싸워 왔고, 또 계속해서 싸워 나갈 것입니다. 정말로 창조세계에 대한 존중은 정교 신앙 전통의 참된 핵심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특별히, 경제적 이득 증대와 기술 발전의 이름으로 생태적 위기가 끊임없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창조세계를 향한 우리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전 세계적인 호소에 무관심해졌다는 사실을 크게 걱정합니다. 자연 환경의 변형과 황폐화는 그 생태적 영향은 안중에도 두지 않는 특별한 경제 발전 모델의 직접적인 결과라는 사실은 너무나도 명백합니다. 세계 몇몇 지역에서의 생활수준 상승으로 표현되는 단기적 이익은 실상 창조세계의 남용과 정복이라는 비이성적 행위를 은폐하는 것일 뿐입니다. 지구를 우리 공동의 집으로 존중하지 않는 경제 활동은 결코 바람직한 경제 활동으로 인정될 수 없습니다. 세계화로부터 비롯된 현대의 제한 없는 무역은,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창조세계에 대한 오만과 남용을 동반하는 과학 기술의 놀라운 발전과 쌍을 이루며 나아갑니다. 현대인은 이것을 매우 잘 알고 있지만 마치 아무 것도 모르는 척 행동합니다. 자연이 무한정 회복되고 새로워질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교역이 환경에 부정적 함의를 지니고 있음을 알지 못합니다. 제한 없는 무역과 과학의 이 폭발적 결합, 다시 말해 과학과 기술의 힘에 대한 무한한 신뢰는 창조세계와 인류의 통합적 본질을 위협하는 위기를 증대시킬 뿐입니다.


정교회의 거룩하고 위대한 공의회는 경제를 자율적인 것으로 여기는 것혹은 지속가능한 환경 안에서만 이용 가능한 인류의 모든 필요들로부터 경제를 분리시키는 것의 위험성을 지혜롭고 명쾌하고 간결하게 설명했습니다. 그 대신 공의회는 그리스도교 전통의 원리들에 기반을 두고현대의 생태적 도전들을 숙고하기 위해 복음의 원리들에 기초한경제를 제시했습니다. 교회의 전통은 우리 시대의 위협들에 대해 태도와 행동의 근본적인 변화로 응답할 것을 요청합니다. 또 우리의 탐욕에 대해 우리의 필요들과 그 획득 방법을 거룩하게 하는 것으로 응답할 것을 호소합니다. 거룩하고 위대한 공의회는 또한 자연 환경을 파괴하는 것의 사회적이고 비극적인 결과들을 반드시 고려할 것을 힘주어 강조합니다.


그러므로 이 공의회의 결정들에 호응하면서 우리 또한 이 회칙을 통하여 생태적 문제들과 사회적 문제들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그것들의 공통된 뿌리는 죄로 기울고 타락한 신중하지 못한 마음과 하느님이 주신 자유의 부적절한 이용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자연과 사회의 파괴는 언제나 내적인 가치의 전도에서, 영적이고 윤리적인 타락에서 비롯됩니다. 물질적 소유가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지배할 때, 우리는 인간 동료들과 자연에 대해 소유와 남용의 태도를 지니게 됩니다. 성경의 표현을 빌자면, “나쁜 나무는 언제나 나쁜 열매를 맺게마련입니다.(마태오 7:17) 더 나아가 그 연장선에서 창조세계와 타인에 대한 존중은 동일한 영적 원천과 기원, 즉 그리스도 안에서의 갱생과 영적 자유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환경 파괴가 사회적 불의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마땅히 친환경적 태도는 사회적 연대와 분리될 수 없습니다.


또한 분명한 것은 다양한 차원의 현대 인간의 위기들, 다시 말해 인간 문화와 자연 환경의 위기에 대한 해법은 다양한 차원의 운동과 노력들의 결합을 요청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모든 문제처럼, 중요하고도 서로 분리할 수 없이 결합된 생태적 사회적 위기는 그리스도교파간, 종교간의 협력이 없이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환경에 대한 각 지역 공동체들의 토론을 자극하도록 기존의 친환경적이고 사회적인 전통들을 격려함에 있어서, 또 한편 동시에 창조세계와 문명을 대가로 지불하고 오직 기술적이고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이해된 진보에 대해 건설적인 비판을 시작함에 있어서, 대화는 기름진 토양이 됩니다.

글을 맺으며 우리는 창조세계와 인간을 존중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분리될 수 없는 것임을 재차 강조하며, 자연 환경 보호와 연대성의 공고화를 위한 선한 싸움에 착수해 줄 것을, 선한 의지를 가진 모든 이들에게 호소합니다. 모든 선한 것을 주시는 주님께서 지극히 복되신 성모님의 중보로 여러분 모두에게 창조세계를 위한 뜨거운 마음사랑과 선행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베풀어 주시길 기원합니다.

 

콘스탄티노플의 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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