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입니다.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기다리는 이때는 또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성탄절을 준비하는 때(대림절)이기도 합니다. '태초부터의 하느님이 우리를 위해 아이로 태어나신' 의미를 한없이 묵상하며 아래의 이야기를 다시 되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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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이야기
옛날에 한 노파가 살았습니다. 그녀는 못되고 악질적인 사람이었는데 죽고 말았습니다. 살아서 어떤 좋은 일 하나도 하지 않고 죽었던 것입니다. 악마는 그녀를 붙잡아서는 불이 타오르는 호수에 집어던졌습니다. 그녀의 수호천사는 호숫가에 서서 생각하였습니다: ‘하느님께 말씀드릴만한 어떤 선한 행위가 그녀에게 있을까?’
그리고 수호천사는 한 가지 일을 기억해내고는 하느님께 말씀드렸습니다: ‘한번은 그녀가 양파를 캐내어 가난한 거지 여인에게 주었습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그 양파를 가져와서 불타는 호수 안에 있는 그녀에게 주어 한 쪽을 붙잡게 하고 끌어당겨라. 만일 그녀를 호수 밖으로 나오게 한다면, 그녀는 낙원으로 갈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일 양파가 부러지게 된다면 그녀는 그 있던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게 될 것이다.’
천사는 그 노파에게로 달려가서 양파를 손에 쥐어주고는 ‘할머니, 여기 양파가 있어요. 한쪽을 붙잡으세요. 제가 끌어내 줄께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양파를 잡아당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불구덩이 속에서 상당히 빠져나왔을 때, 그 속에 있던 다른 죄인들 또한 노파가 호수구덩이에서 벗어나는 것을 보고는 같이 그 곳을 빠져나오려고 노파에게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못된 성질의 노파는 그 매달린 사람들을 발로 차면서, ‘여기서 빠져나갈 사람은 너희가 아니라 나야! 이 양파는 너희 것이 아니라 바로 내 거란 말이야!’라고 소리쳤습니다.
그 순간 양파는 끊어지고 말았으며, 그 노파는 호수 속으로 떨어져 지금까지 그 속에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천사는 울면서 떠나버리고 말았답니다.
이 이야기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들’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문자 그대로 이해해서는 안되겠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교훈이 담겨있습니다. 첫째로,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어떤 작은 것이라도 찾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수호천사조차도 우리의 구원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둘째로는 우리가 행한 최고의 선행은 어쩌면 우리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일일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자, 그러므로 언제나 부드럽게 말하고, 아주 작은 친절이나 드러내지 않는 선행을 업신여기거나 싫증내지 맙시다. 어쩌면 우리가 천국으로 가는 길을 따라 어린 양파를 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니까요.
“선행은 사람에게 유익하고 좋은 것입니다.”(디도서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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