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

그리스 교부들의 모든 가르침이 서방에서 발견되는 것처럼 라틴 교부들의 모든 가르침은 동방에서 발견된다. 로마는 성 제롬(+420)을 팔레스타인에 주었다. 동방은 성 요한 카시아노스(360-435)를 서방에 주었으며, 로마인들중의 로마인으로서 대 그레고리 교황에 대한 특별한 공경을 표한다. 대 바실리오스는 눌시아의 성 베네딕토를 자신의 형제요 후계자로 인정하였을 것이며, 성 마크리나(+379)는 성 스콜라스티카(480-543)를 자신의 여동생으로 여겼으리라.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계단 아래에 살았던 가난한 사람’ 성 알렉시스(+411)는 방황하는 거지 성 베네딕토 요셉 라브르(1748-1783)에 의해 계승되어 왔다. 성 니콜라스는 아시시의 성 프란시스와 성 빈센트 드 폴(1581-1660)이 행한 열..

동방과 서방 서방은 혼란과 아수라장의 격통 속에 있고, 반면에 동방은 운명에 대한 체념과 복종 속에 있다.서방은 계속해서 지식의 나무를 포식하면서 점점 더 지식에 대한 허기를 느낀다. 동방은 생명의 나무 아래 앉아 있지만 그 열매에 다다를 수가 없다.서방은 조직에 대한 열광과 조증(躁症 mania: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들떠 병적일 정도로 행복감에 심취해 있는 상태)이 있고, 동방은 유기체에 대해 열광한다.서방은 끊임없이 외적인 일을 벌이는 반면에 그 내적 가치는 하나 둘씩 사라져간다. 동방은 부단히 그 내적인 가치를 일구는 반면에 외적인 것은 쇠락하여 사라져간다.서방은 가공할 바벨탑을 쌓아올리는데, 그러나 이 탑이 깎아서 다듬지 않은 돌로 만들어진 까닭에 한쪽으로 기울어져서 곧 무너지고 말 것만 같다. ..

동방은 서방에서 그토록 사랑받는 고백들과 회고록과 자서전이 낯설다. 조성(調聲: 소리를 낼 때에 그 높낮이와 장단을 고르는 것)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동방의 시선은 고통받는 그리스도의 인성에 전혀 머물지 않으며, 도리어 자기겸비의 베일 뒤를 꿰뚫고 들어간다. 십자가와 거룩한 마음[성심(聖心)]의 서방 신비주의에 대응하여 봉인된 무덤과 그로부터 영원한 생명이 솟아오르는 동방의 신비주의가 있다. - 폴 에브도끼모프(1901-1970,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러시아인 정교 신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