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3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15

67. 악마에 대한 새로운 정교의 신념은 그것이 보잘것없고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메피스토펠레스(J. W. 폰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에 나오는 악마. 유혹자)의 장엄하고 위풍당당한 모습은 우리에게 낯섭니다. 악마는 우뚝 솟아있는 고상함이나 고결함이 아닙니다. 그는 썩 뛰어나지는 않은 평범함이며, 보잘것없이 작고 하찮은 것입니다. 68. 신지학(神智學, theosophy), 신비학(오컬티즘. 물질과학으로 설명할수 없는 ‘숨겨진 지식’을 탐구하는 학문), 심령주의(spiritualism)의 실천은 정신건강에 대한 그것의 영향면에서 해로울뿐 아니라, 그 근거와 기반으로서 닫혀진 문을 통해 들여다보려는 부정한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비의 실존을 겸손하게 받아들여야만 하며, 엿듣기 위해서..

진정한 사랑

악마와 수도원장의 대화 한번은 악마가 수도원장에게 나타나 말하였습니다. “나는 당신네 수도사들이 일하면서 서로 싸우게 하려고 하루종일 애를 썼지요. 하지만 이제 모두를 내 뜻대로 쳐부수고 패배를 안겨주리라고 생각할 때, 불행하게도 매일밤마다 수도사들이 내 일을 망쳐버린답니다. 내 덫과 그물망을 말입니다.” 수도원장이 되물었습니다. “그 말이 무슨 뜻이요? 수도사들이 당신의 덫과 그물망을 어떻게 망친단 말이요?” 그러자 악마가 대답하였습니다. “매일 저녁 석후소과를 마치고나서 모두들 무릎을 꿇고 서로 용서를 구하더란 말입니다. 수도원장의 용서와 축복을 청하고 나서야 각자의 방으로 가서 쉬더군요.” 수도원장과 악마 사이에 있었던 이 대화는 사탄의 유혹이 어떻게 실패하게 되는지 잘 보여줍니다. 곧, 겸손과 용..

대사순절 2024.04.12

지옥을 낙원으로

옛날 지옥에 간 어떤 사람이 있었다. 그는 기도할 수 있도록 그곳에 교회를 세우길 원했다. 비록 그는 죄가 많은 사람이었지만 하느님을 사랑하였고, 기도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교회의 기초를 세울만한 장소를 측정하기 시작하였다. 한 악마가 그에게 와서 무얼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대답하였다: '기도할 수 있도록 이곳에 성스러운 전을 세우고자 한다.' 이 말에 악마는 화들짝 놀랐는데, 그것은 지옥에 교회를 세운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었다. 하여 악마는 그 사람의 일을 방해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악마는 실패하였고, 그래서 다른 악마들을 몇 명 불러 모았으나 그 사람이 하는 일을 중단시킬수가 없었다. 드디어 악마들은 자기들의 지도자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러자 한 무리의 악마들이 그곳으로 모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