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시의 성 프란시스(1181-1226)
구약에서는 오직 하느님과 하느님께 바쳐진 것들, 그리고 거룩한 제단 등 하느님을 위해 (세속의 것과) 구별된 것들에만 '거룩하다'는 수식을 붙였습니다.
신약에서는 사탄과 죄가 지배하는 세상과 관계를 끊고 거룩한 세례로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어 그 분의 가르침을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성인'이라고 불렀습니다.(에페소 1:1 참조. 우리말로 '성도'라고 되어있는데, 이는 곧 거룩한 사람들[성인들, saints]이라는 뜻임.) 곧, 그리스도에게 속해 있고 그리스도에게 순종하는 사람을 성인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사람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고 세례를 받을 때에 모든 죄에서 깨끗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시기 전에는 성인이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구약시대의 위대한 인물들은 '성인'이라고 하지 않고 '의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례를 받아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고, 교회의 거룩한 성사에 참여하며, 복음의 가르침을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성인이며 또한 계속해서 성인으로 완성되어 가는 것입니다.
성 니콜라스 미라의 대주교(270-345)
한편 교회는 또한 특별한 인물들을 거룩한 삶의 모범으로 삼아 성인으로 부르며 구별하여 공경합니다. 그 가운데는 가장 먼저 지극히 거룩하신 테오토코스 성모 마리아가 있고, 주님의 구원사역과 관련된 몇몇 인물들이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세상에 복음을 전하라는 사명을 받은 사도들이 있고, 초대교회때 박해를 받아 죽은 순교자들이 있습니다. 또한 박해를 받았지만 순교는 하지 않은 이들을 신앙의 고백자들로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막과 산골, 수도원 등지에서 수도생활에 헌신한 수도성인들이 있습니다. 아울러 성직자, 평신도, 남성, 여성, 각 민족과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영적인 투쟁, 굳건한 믿음, 인내하는 삶, 하느님과 인간들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여 성인의 무리에 들었습니다. 또는 하느님으로부터 병을 고치거나 기적을 행하는 능력을 받아 많은 병자를 고치고 사람들을 도와준 기적성인들을 공경합니다.
정교회에서는 이 모든 성인들을 매년 그분들이 순교한 날이나 안식하신 날에 축일로 기념하고, 그분들의 이름으로 성당을 짓고, 그분들의 성화(이콘)으로 장식하며, 그 거룩한 믿음과 삶을 본받으려고 노력합니다.
이밖에도 사람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하느님만이 아시는 이름 모를 성인들도 수없이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해마다 성령강림절(오순절) 축일 다음에 오는 주일을 '모든 성인들의 주일'로 삼아, 성령의 은총으로 거룩한 삶을 살았으며 우리들이 거룩한 삶을 살도록 도와주시는, (우리가) 알거나 또는 알지 못하는 모든 성인들을 기념하고 공경합니다.
- 정교회주보 제 15-23호(2015. 6. 7일자) 1면과 4면에 실린 글에서 가려뽑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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