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들

성 대 안토니오스와 제화공

ttoza 2017. 5. 29. 11:05


Descending the Mount of Olives: on the Sunday of the First Ecumenical Council



겸손의 중요성 - 성 대 안토니오스와 구두 만드는 사람

 

 

한 번은 수도자들의 아버지로 알려진 대 안토니오스 성인(251년경-356)나의 영적 생활과 비교가 될 만한 영적 성취를 이룬 사람이 누구일까 궁금하다하고 혼자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겸허하게 만들려는 하느님께서는 성인보다 영적으로 더 뛰어난 이가 바로 알렉산드리아(아프리카 북부의 도시)의 뒷골목에서 (구두)가게 하나를 운영하고 있는 제화공이라는 사실을 꿈속에서 알려주셨다.

 

어느 날 새벽, 성인은 지팡이를 짚으며 도시로 향하였다. 성인은 이 유명한 제화공을 만나 그가 지닌 덕을 보고 싶어 하였다. 아주 어렵사리 가게를 찾은 성인은 한 쪽 구석에 앉아서 제화공의 삶에 대해 묻기 시작하였다.

 

그 남자는 단순하였으며, 갑자기 가게 안으로 찾아와 질문을 하는 나이든 수도자가 누구인지조차 전혀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구두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하던 일을 계속하면서 다음과 같이 부드럽게 대답하였다.

 

수도자님, 제가 어떤 좋은 일을 하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난 뒤 기도를 하고는 일을 시작합니다. 첫째,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로부터 가장 훌륭한 사람까지 이 도시의 모든 이들이 어떻게 구원을 받을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오직 나만이 셀 수 없이 많은 죄로 말미암아 단죄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윽고 저녁에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면 같은 생각을 합니다.’

 

성인은 놀라워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부둥켜안고 입을 맞추면서 감동에 젖어 말하였다.

 

나의 형제여, 그대는 뛰어난 장사꾼처럼 힘들게 고생하지 않고 값진 보물을 얻었구려. 나는 사막에서 땀에 절고 고된 노동을 하면서 늙었지만 미처 그대의 겸손함에까지는 다다르지 못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