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들

트리폰 수도원장 9

ttoza 2019. 12. 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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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와 그림자

(트리폰 수도원장)

 

그림자는 태양과 같은 근원에서 나오는 직사광선이 물체에 가로막힘으로 말미암아 가닿지 못하는 자리이다. 그림자는 앞에서 비추이는 빛을 받은 물체의 뒤쪽 공간을 차지한다. 반면에 실체는 특징이나 질이나 중요성에서 확실하고 실제적이다.

 

정교회 예배에서 쓰이는 이콘을 보면 그려진 형상에 그림자가 없다. 빛은 태양이 아니라, 정의의 태양이신 우리 주님에게서 온다. 빛은 안에서 오며 그리스도의 빛을 대표하는데, 그분은 신자들의 마음속에 거하시고 그분의 신성함과 사랑은 이 빛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도 그리스도의 빛이 우리를 통해 빛나고 어떤 그림자도 드리우지 않는 방식으로 살아야만 한다. 만일 우리가 겸손과 회개하는 자세로 살아간다면, 주님의 사랑과 빛은 가리워져 어둡게 되지 않을 것이고, 도리어 실체와 함께 빛을 발할 것이다.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계시다. 그러므로 이 그리스도 예수가 다른 사람에 의해 보일 것이고, 사실상 온 우주를 관통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퍼트리는 분은 바로 이 분이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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