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우리

최선의 것들을 끄집어내는 기회?

ttoza 2021. 3. 5. 18:26

 

지난해 6월 SNS상에 올라온 멕시코 나이(Nay Flores) 선생님의 수업장면. (사진 1)

 

멕시코에 진출해 있는 한 자동차회사가 나이 선생님에게 선물한 (이동식교실이 딸린) 자동차. (사진 2)

 

지난해(2020년) 6월 SNS 상에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위의 사진 1) 사진 속에는 선생님 한 분과 학생 한 명이 있을 뿐이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비정상에 지쳐 있던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이 전해졌다...

 

며칠 후가 되어서야 나이 플로레스(Nay Flores)라는 본명과 멕시코 중부 내륙 어느 농촌 지역에서 특수학급 수업을 담당하는 선생님임이 밝혀졌다. 사진이 돌자 당황한 선생님이 일절 언론 인터뷰를 거부했지만 미담은 결국 퍼지는 법. 여러 사람들이 나이 선생님의 활동에 대해 증언하고 나섰다.

 

일반 학급 학생들일지라도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된 비대면 수업이 어려울 수밖에 없을 텐데 특수 학급이라니, 그 어려움이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진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농촌 지역 특성상 인터넷 수급이 원활할 리 없었을 것이고, 또한 농촌 지역이다 보니 학부모의 조력을 기대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나중에 나이 선생님 본인이 언론을 통해 밝힌 바에 의하면 학기 말이 되자 당신이 맡은 학생들이 유급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몰려왔다고 했다.

 

결국 그녀는 남편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트럭 한 대를 빌렸고, 그 트럭 짐칸에 책상과 의자가 전부인 간이 교실을 만들었다. 그렇게 트럭을 몰아 학생들 한 명 한 명 집을 방문하면서 수업이 시작되었다. 비록 비대면 지침을 어긴 수업이지만, 그러기에 일부러 지붕도 설치하지 않고 자연 바람과 햇빛 아래서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유급 없이 학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했다...

 

 

수도 멕시코시티의 한 술집에서는 오전 중 학생들에게 인터넷 서비스와 함께 간단한 아침 식사를 제공했다. 심리상담사도 상주시켜 아이들의 상담을 도왔다. (사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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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선한 마음은 또 다른 사람의 선한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나이 선생님의 뉴스가 전해지자 멕시코 곳곳에서 또 다른 나이 선생님들이 등장했다. 마치 슈퍼맨처럼. 주로 밤에 영업을 하는 술집들이 낮 시간 동안 학생들에게 인터넷 사용 장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물론 술집이다 보니 반드시 학부모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조건이 제시되긴 했지만, 대낮 도심 술집에서 학생들이 숙제를 하고 있는 모습은 어쩌면 아름답기까지 했다.(사진 3)

 

 

              오아하카 주의 한 여관은 학생들에게 인터넷 서비스와 해당 여관의 로비를 제공하였다.(사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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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들이 나서자, 이번엔 여염집들이 발을 벗고 나섰다.(사진 4) 수업을 받거나 숙제를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인터넷 신호가 닿는 자신들의 집 마당을 제공하거나, 대문 앞에 인터넷 아이디와 암호를 적어 두고 누구라도 그 곳에서 학업 관련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나선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나이 선생님의 마음과 같다면, 그리고 학생들에게 기꺼이 술집과 여염집을 열어준 슈퍼맨들의 마음과 같다면, 난리의 와중이라도 한줄기 희망을 가져볼 만하다. 지난달 멕시코에 진출해 있는 모 자동차 회사가 짐칸에 교실을 장착한 특수 차량을 제작하여 나이 선생님한테 선물했다.(사진 2) 세상의 관심이 부담스러워 처음에 주저하던 나이 선생님이 결국 선물을 수락하면서 남긴 말이 인상적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은 어쩌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최선의 것들을 끄집어내는 것 같아요."
 

 

출처: 오마이뉴스(2021. 3. 5)

 

www.ohmynews.com/NWS_Web/Series/series_premium_pg.aspx?CNTN_CD=A0002724111&PAGE_CD=N0006&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top1&CMPT_CD=E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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