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순절

마음의 기도와 창조세계

ttoza 2024. 3. 28. 23:31

 

서시베리아 평원

 

이름없는 순례자

(어느 러시아인의 순례이야기)

 

정교회의 명작인 이 책은 쉬지 말고 기도하라”(데살로니카 15:17)는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해 예수기도(‘주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이시여, 죄인인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를 읊조리면서 광활한 시베리아의 초원지대를 여행하는 익명의 러시아인 순례자가 경험한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일부를 아래에 인용합니다.

 

마음속으로 하는 기도는 말할수 없으리만치 큰 위로와 위안을 내게 주었으며, 그래서 나는 이 땅에서 나보다 더 행복한 창조물은 없다고 느꼈고, 만일 내가 하늘나라에 있다면 그 얼마나 더 행복할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기쁨은 내 마음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었으며, 도리어 내 주위의 다른 모든 세계가 아름다움과 기쁨 속에 잠겨있음을 나는 보았습니다. 모든 것이 나로 하여금 저절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하느님께 바치도록 자극하였습니다. 나는 사람들과 나무, 식물, 동물 등 모든 것을 나의 친척인 창조물로 여겼으며, 하느님의 신비로운 힘이 그()들 안에 담겨 있음을 보았습니다.

 

때때로 이런 내적인 기쁨으로 인해 나는 내가 땅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날고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생각을 내 자신에게 집중하곤 하였으며, 사람의 몸에 있는 모든 다양한 기관들이 제 기능을 다하도록 창조한 지혜와 완벽함, 편리함, 그리고 그 세밀함에 대해 경탄하였습니다.

 

끝으로 이런 큰 기쁨 때문에 나 자신을 온 세상을 돌보고 관리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영적인 행복 속에서 나는 이 지상의 행복이 곧바로 천상의 기쁨으로 옮겨가길 바랬으며, 하느님의 자비를 입은 창조물들의 영혼과 함께 주님을 예배하길 염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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