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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니스 지지울라스 4

이제 만일 역사가 ‘되는’ 것(또는 역사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성부 하느님의) 경륜(經綸) 속에서 성자의 특수성이라면, 성령의 공헌은 무엇인가? 글쎄, 정확하게는 정반대이다. 곧, 역사의 굴레에서 성자와 경륜을 해방하는 것이다. 만일 성자가 십가가에서 죽고, 그러므로써 역사적 실존의 굴레에 굴복한다면, 성자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는 분은 성령이다. 성령은 역사를 ‘넘어선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활동할 때, 성령은 마지막 날들, 곧 ‘종말’(에스카톤, ESCHATON)을 역사 속으로 가져오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령론의 첫 근본적인 특수성은 그것의 종말론적 성격이다. 성령은 그리스도를 하나의 종말론적 존재, 곧 ‘마지막 아담’으로 만든다.  - 요한 지지울라스(1931-2023), ‘..

요안니스 지지울라스 3

인격은 친교 안의 타자성이며 타자성 안의 친교이다. 인격은 관계를 통해서 드러나는 정체성이다. 그것은 ‘나’의 실존과 타자성을 확인하는 ‘너’와 관계하는 한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나’이다. 만일 ‘나’를 ‘너’에게서 분리시킨다면, 우리는 단지 ‘나’의 타자성뿐 아니라 그 존재 자체를 잃는다. 다른 사람이 없이 ‘나’는 그저 존재할 수가 없다.  인격은 자유이다. 그것의 인간론적 중요성 안에서 인격은 자유가 없이는 생각할 수가 없다. 그것은 다른 존재의 자유이다. 나는 (두 사람 중에서 두 번째 사람을 가리켜) (나머지) ‘다른 한(사람)’(other) 대신에 ‘각각 다른, 차이가 나는, 각양각색의’(different)라고 말하길 망설인다. 왜냐하면 ‘각각 다른’(different)은 (영리하다. 아름답..

요안니스 지지울라스 2

"감사의 성사, 곧 성찬예배 안에서 우리는 친교의 모든 차원을 발견할수 있다. 즉, 하느님이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전해주며, 우리는 그분과의 친교 속으로 들어가고, 성사에 참여하는 이들은 서로서로 다른 이들과의 친교 안으로 들어가며, 창조세계 전체가 사람을 통하여 하느님과의 친교 속으로 들어간다. 이 모든 것은 그리스도와 성령 안에서 일어나는데, 성자와 성령은 마지막 때를 역사 안으로 가져오면서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맛볼수 있게 한다." - 요한 지지울라스 페르가모의 대주교(1931-2023)

둘이 하나인 것처럼

속삭일 필요조차도 없는... 한 원로가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사람들이 화가 나면 서로를 향해 왜 크게 소리를 지르는 것입니까?”제자들은 잠시 생각을 하였으며 한 제자가, “우리의 평정심을 잃어서 소리를 지르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하지만 상대가 바로 옆에 있는데 왜 큰 소리를 지르는 것인지 설명해 줄 수 있습니까?” 원로가 다시 물었습니다.“상대가 내 말을 확실하게 알아듣도록 하기 위해 소리를 지르는 것입니다.” 다른 제자가 대답하였습니다.“조용하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상대에게 말하는 것은 불가능합니까? 화가 나면 왜 사람을 향해 크게 소리를 지르는 것입니까?” 제자들은 여러 가지 대답을 하였지만 어떤 것도 원로를 만족시키지 못하였습니다. 이윽고 원로가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두 사람..

성모님 보호축일

성모님 보호축일(10월 1일)* 성모님 보호 축일은 콘스탄티노플에 있는 블라헤르네(Blachernae) 성당(이 성당에서 성모님의 베일[Veil: 면사포]과 의복에 대한 공경[恭敬]이 이루어졌다)에서 철야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거룩한 교부 안드레아(Andrew the Fool-for Christ, 5월 28일) 성인에게 나타난 환상(幻像 vision)을 따라 제정되었다. 한밤중 제 4시가 되었을 때, 기도에 깊이 몰입하던 성인께서는 눈을 들어 하늘을 향한 채로 성모님께서 여러 회중을 바라보고 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고, 이 때 성모님께서는 모든 교인들을 당신의 얼굴가리개[Veil]로써 감싸 안고 계셨다. 안드레아 성인의 제자이면서 성인과 함께 이 놀라운 광경을 바라볼 수 있는 영예를 누린 에피파니우스(Epi..

나는 그와 다릅니다

“나는 그와 다릅니다...” - 넬슨 만델라(1918-2013.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첫 흑인 대통령[1994-1999]. 199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이야기 - 제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대통령이 되었을 때, 제 경호원들에게 시내를 좀 걸어보고 싶다고 청하였습니다. 얼마쯤 걷고나서 우리는 점심을 먹기위해 한 식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우리는 식당의 중앙에 놓인 식탁에 앉아 무엇을 먹을 것인지 이야기하고는 주문을 하였습니다. 조금 지나 웨이터가 음식을 날라왔습니다. 바로 그 순간, 저는 바로 우리 식탁 앞에 한 남자가 외로이 앉아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에게 음식이 제공되었을 때, 저는 한 경호원에게, ‘가서 저 남자더러 이리 와서 같이 식사하지 않겠느냐고 물어보라’고 시켰습니다. 경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