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직 14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6

14. 우리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의견 – 이것은 거의 예외가 없이 우리 모두 그 앞에서 자세를 취하는 거울입니다. 사람은 다른 이에게 나타내 보여지기를 바라는 그런 존재가 되려고 스스로를 (틀에 넣어) 만듭니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그(녀) 자신은 흔히 스스로를 포함하여 모두에게 알려지지 않은채로 남아 있으며, 반면에 행동하며 살아가는 것은 자기 자신의 상상력에 의해 꾸며내고 변장을 한 모습입니다. 스스로를 속이는 이런 성향(기질)은 (그 결과가) 하도 엄청나서, 자신의 본성 자체를 왜곡시키는 동시에 모든 인간 인격 속에 있는 독특(유일무이)하고 모방할수 없는 요소인 자기 자신의 자아를 희생시킬 것입니다. 그러나 언제라도 이런 암(과 같은 것)에서 자유로운 한 인격을 만날 때면 우리가 느끼는 매력은 ..

어느 러시아인 사제의 일기 2

1. 사제가 되기 전에는 제가 침묵해야만 하는, 제 자신을 자제해야 하는 것이 아주 많았었습니다. 저에게 사제직은 큰 목소리로 말할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2. 고통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그것(고통)을 ‘다른 세계’라는 배경에 맞서고 반대하는 것으로 여기는 것 말고는 다른 어떤 위안이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유일하게 바른 관점입니다. 만일 이 세계 홀로 존재한다면, 그러면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전적으로 말도 안되는(터무니없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분리, 질병, 무고한 고통, 죽음 등.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지상적 존재라는 우리의 작은 섬을 보이지않게 씻어주는 생명의 대양 안에서 의미를 갖게 됩니다. 우리들 가운데 누가 다른 세계의 숨결을 꿈과 기도 속에서 경험하지 못했단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