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
저는 여러분 가운데 몇이나 애벌레가 번데기로 되었다가 다시 나비로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는지 궁금하군요! 그건 정말 놀라운 볼거리인데 말입니다.
먼저 애벌레는 기어 다니는 것을 멈추고는 몇 주 동안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데, 이때 꼭 죽은 것처럼 보인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껍데기를 깨며 화려한 색깔과 모양을 한 아름다운 나비가 나타나는 데, 뒤에 남은 것이라고는 그저 이전의 속박(?)을 보여주는 깨진 번데기껍질뿐, 그것은 이내 푸른 하늘을 우아하게 이리저리 날거나 하늘 높이 솟구치기도 하죠.
번데기와 나비는 부활하신 우리 주님의 빈 무덤에 있던 수의(예수님의 시신을 싸맸던 천)를 상징한답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주님의 시신이 무덤에서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는 줄곧 달려서 무덤에 가보았죠. 그리고 무덤 안으로 들어간 베드로는 “수의가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는데, 예수의 머리를 싸맸던 수건은 수의와 함께 흩어져 있지 않고 따로 한 곳에 잘 개켜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요한 20:6-7) 주님의 몸을 연속적으로 감쌌던 수의는 이제 접힌 채로 놓여있으면서 한 때 덮어 가렸던 죽은 몸이 지금은 생명으로 변한 것을 말없이 증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죽음에 감금되어 있던 상태는 깨져버렸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우리를 도우시고, 인도하시고, 앞날에 대한 희망을 주시려고 실제로 살아나셨다는 확신을 가지고 내일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살아계시므로 우리가 지닌 문제들은 더 이상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부서진 번데기와 같은 그 분의 수의가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이기신 승리자임을 선포합니다. 또한 그 분이 살아계시기 때문에 어떤 것도 불가능한 것은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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