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에 세워진 다하우 강제수용소 기념물
- 아래의 글은 세르비아의 한 성인이 쓴 것이다. 그는 2차 세계대전중 독일 다하우(Dachau) 강제수용소에서 독일군들에 의해 박해를 받고 감옥에 갇혔으며, 끔찍한 고문을 당하였다. 이 글은 신화(de-ified)된 사람이 적들, 고문자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경험했는지 잘 보여준다.
주여, 내 원수들에게 복을 내리소서. 나도 그들을 축복하고 저주하지 않나이다.
원수들은 내 친구들보다 더 나를 당신의 품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친구들은 나를 이 땅에 묶어놓았지만, 원수들은 나를 이 땅에서 풀어주었고, 세상에서의 내 모든 열망을 없애버렸습니다.
원수들은 나를 이 세상의 이방인과 외부자로 만들었습니다. 쫓기는 동물이 쫓기지 않는 동물보다 더욱 안전한 피신처를 발견하듯이, 원수들에게 박해받은 나는 가장 안전한 성소를 발견했으니, 친구도 원수도 내 영혼을 죽일 수 없는 곳, 당신의 장막 아래 내 자신을 숨겼습니다.
주여, 내 원수들에게 복을 내리소서. 나도 그들을 축복하고 저주하지 않나이다.
그들은 나보다 더 내 죄악을 세상 앞에서 고백했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벌하기를 주저할 때마다, 그들은 나를 벌하였습니다.
내가 고통을 피하려고 할 때마다, 그들은 내게 고통을 가했습니다.
내가 잘났다고 우쭐댈 때마다, 그들은 나를 꾸짖었습니다.
내가 자만으로 가득 찼을 때마다, 그들은 내게 침을 뱉었습니다.
주여, 내 원수들에게 복을 내리소서. 나도 그들을 축복하고 저주하지 않나이다.
내가 스스로 지혜롭다 여길 때마다, 그들은 나를 바보 같은 놈이라고 불렀습니다.
내가 힘세다고 여길 때마다, 그들은 나를 난쟁이라도 된 듯 조롱했습니다.
내가 백성들을 앞장서서 이끌려 할 때마다, 그들은 나를 뒷자리로 밀어냈습니다.
내가 부유해지려 할 때마다, 그들은 나를 혹독하게 가로막았습니다.
내가 평화롭게 잠들 수 있으리라 생각할 때마다, 그들은 나를 잠에서 깨웠습니다.
내가 오래도록 평화롭게 살 집을 지으려 할 때마다, 그들은 그것을 헐어버렸고 나를 바깥으로 쫓아냈습니다.
참으로 원수들은 나를 세상에서 잘라내어 풀어주었고, 당신 옷자락을 향해 내 손을 뻗치게 했습니다.
주여, 내 원수들에게 복을 내리소서. 나도 그들을 축복하고 저주하지 않나이다.
그들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들을 불어나게 하소서. 그들을 불어나게 하시고 그들로 하여금 나를 더욱 가혹하게 다루게 하소서.
그리하여 당신께로 피하는 내가 더 이상 돌아설 수 없게 하소서.
그리하여 사람의 모든 희망이 거미줄처럼 흩어지게 하소서.
그리하여 절대적인 평정이 내 영혼을 지배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내 마음이 나의 쌍동이 악, 교만과 분노의 무덤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내가 모든 보화를 하늘에 쌓게 하소서.
아, 그리하여 환상에 불과한 삶의 끔찍한 올가미에 나를 묶어 매는 자기기만에서 단번에 나를 자유롭게 하소서.
아무도 알지 못하는 것을 원수들은 내게 알려주었습니다. 사람은 자기 자신말고는 세상에 원수가 없다는 것 말입니다.
원수가 오히려 잔인한 친구임을 깨닫는데 실패할 때만 사람은 원수를 증오하게 됩니다.
세상에서 나를 더 선하게 만드는 사람은 누구이고 나를 더 악하게 하는 사람은 또 누구인지 말하는 것은 너무도 어렵습니다. 친구일까요? 원수일까요?
그러므로 주여, 내 친구들과 원수들 모두에게 복을 내려주소서.
노예는 원수들을 저주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들은 그들을 축복합니다. 왜냐하면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아들은 원수가 결코 그의 생명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는 자유롭게 그들 가운데로 거닐며, 그들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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