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들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이야기 66

ttoza 2017. 2. 22. 17:57


모르푸에 세워져 있는 감귤조각상.


그리스도교적 사랑의 힘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터키 군대가 키프로스를 침공한 1974년 여름이었습니다. 강력한 힘을 가진 그 군대는 많은 잔혹행위를 저질렀습니다. 모르푸(Morfou: 터키어로는 귀젤유르트 Guselyurt. 키프로스 북서부에 있는 도시.)라는 도시에서는 아주 극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터키 군인들은 어떤 선생님의 집에 숨은 15명의 그리스도인들을 붙잡았습니다. 그리고는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남자, 여자, 어린이 할 것 없이 모두 벽을 등지고 한 줄로 세운 다음, 총구를 겨누었습니다. 이제 곧 죽을 운명에 놓인 이들에게는 비극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군인들은 장교가 총을 발사하라는 명령을 내리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붙잡힌 모든 사람들은 마음을 하느님께로 향한 채 기도를 드렸습니다. 선생님은 큰 소리로 울부짖었습니다. ‘우리의 하느님, 저희들을 용서해 주시고 당신의 나라에 받아주옵소서.’

 

터키군 장교는 자기 군인들과 곧 죽음에 처해질 사람들을 바라보았습니다. 바로 그 순간, 그는 집 안뜰에 아름다운 포도덩굴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군인들에게 포도를 한 송이 따오라고 시켰습니다. 그가 그 포도를 막 먹으려던 순간, 선생님이 크게 소리쳤습니다.

 

먹지 마세요. 내가 몇 일 전에 약을 쳤습니다! 아주 독한 약을... 먹으면 죽습니다.’

 

장교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놀란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왜 나를 살려주려는 것입니까? 나는 군인들에게 발사명령을 내려서 당신을 죽이려던 참인데.’

 

선생님은 차분하고 평온한 태도로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이제 죽어서 하느님을 만나러 가려는 지금, 당신을 그냥 죽게 놔두는 큰 죄를 저지름으로써 내 영혼에 무거운 짐을 지우고 싶지 않습니다.’

 

터키 장교는 다시금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는 군인들에게로 돌아서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 사람과 같은 이를 우리들 가운데서 찾을 수 있을까? 그를 위해서라면 내 목숨마저도 포기하고 싶다. 모두들 무기를 거두고 저들을 풀어주라!’

 

더 이상 어떤 설명도 필요치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이 지닌 사랑의 힘은 치명적인 무기나, 심지어는 죽음 자체보다도 더 힘이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