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과 만날 약속...
예전에 기도를 지속적으로 아주 열심히 하면서 하느님을 만나고 싶다고 간청하던 한 은둔수도자가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하느님과 만날 수 있는 약속을 얻어내기에 이르렀다.
‘내일, 산 정상에서’라고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다음날 수도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산을 쳐다보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었다.
그런데 그가 길을 따라 걷던 중 갑자기, 가시덤불속에 빠져서 도움을 청하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미안합니다. 제가 지금 바빠서. 하느님과 약속이 있어요.’ 수도자는 이렇게 대답하고는 가던 길을 계속 갔다.
더 가다가 그는 아픈 아기를 안은 채 울고 있는 한 여성을 만났다. ‘저를 좀 도와주세요’ 라고 그녀는 말했다. ‘미안합니다. 제가 시간이 없습니다. 하느님이 산 정상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는 늦지 않으려고 서둘러서 빨리 걸었다. 그러나 길이 급하게 굽어지는 곳에서 기진맥진한 상태의 한 노인이 물을 담는 자루 하나를 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저는 더 이상 못가겠습니다. 부탁이니 가서 저기 조금 아래쪽에서 흘러나오는 샘물을 제 물자루에 좀 채워주십시오.’
‘어르신, 인내하세요. 저는 하느님과 약속이 잡혀 있어서 늦으면 안됩니다.’
드디어 수도자가 산 정상에 이르렀을 때, 하느님과 만나기로 했던 오두막집 문에는 이렇게 적힌 종지 쪽지 하나가 붙어있었다.
‘내가 이 곳에 없음을 용서해다오. 하지만 나는 네가 이리로 오는 길에 돕지 않고 지나쳐버린 이들을 도우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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