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순절

사순절 첫째 주일(정교주일)

ttoza 2015. 2. 27. 00:28

 

정교주일 성화

 

 

(위의 성화를 부분적으로 확대한 것)

정교주일의 성화는 이콘(icon, 곧 성화)이 교회와 정교예배에서 쓰이도록 회복된 것을 기념한다.

이 성화의 핵심은 한 가운데 있는 성화, 곧 일반적으로 하느님의 어머니(테오토코스, Theotokos)이신 성모님을 '인도자이신 동정녀'(Virgin Hodegetria: 문자적으로는 '하느님께로 이르는 길을 보여주시는 분')라고 묘사하고 있는 성화 그 자체이다. 성화가 사람들 사이로 행진하고 있으며, 두 천사가 성화를 높이 받들고 있다.

 

(위 성화 왼쪽 부분)

테오도라 모후

 

 

미카엘 3세 황제(테오도라 모후의 아들)

 

(위 성화 오른쪽 부분)

왼쪽부터 메토디오스 총대주교, 미카엘 시나돈의 주교, 타라시오스 총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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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첫 주일-정교주일

사순절 첫째주일은 정교회에서 '정교주일'로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이다. 이 날 전세계의 정교인들은 정교회 성당에 모여 손에는 거룩한 성화(icon)를 들고 성화가 성당 안에 다시 모셔지게 된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면서 이를 기념하는 특별한 의식, 곧 성화 행렬의식(procession)을 거행한다.

 

그럼, 정교주일이 생겨난 역사적 배경은 무엇인가? 8세기초 비잔티움 제국시대에 성화를 공경하는 것에 반대하는 무리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는 황제도, 성직자들도, 신학자들도 있었다. 그들은 종교적인 예술의 가치와 쓰임새에 대해 신뢰하지 않았고, 도리어 그런 것들이 신도들을 잘못된 신앙, 곧 우상숭배로 이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들은 교회 안에서 성화를 없애야 하고, 더 나아가 모든 성화를 아예 파괴해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면에 성화를 공경함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믿었던 이들은 성화가 교회의 가르침을 잘 보존토록 해주며, 더 나아가서 예술과 아름다움을 통해 거룩함을 표현하는 훌륭한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논쟁은 726년 이후로 60여년동안 계속되었고, 이 과정에서 성화를 공경하던 성직자, 수도사들과 신도들이 모진 박해를 받았으며 무수한 성화들이 파괴되거나 불에 탄채 버려졌다. 그러다 결국 787년 제 7차 세계공의회(소아시아의 니케아에서 이리니 황후의 주도로 열림. 367명의 주교들 참석)를 통해 이 논쟁은 일단락되었다. 즉, 공의회에 모인 주교들은 성화를 공경(veneration)하는 것이지 그것에 예배(worship)하는 것이 아니며, 예배를 받으시는 분은 하느님 한 분뿐임을 확인함으로써 성화공경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확증하였다.

 

그러나 그후로도 성화를 공경하는 이들에 대한 박해는 그치지 않았다. 그러다 843년 테오도라 모후(당시 4살인 미카엘 3세 황제의 어머니. 남편인 테오필로스 황제가 842년에 죽음으로써 어린 아들의 섭정이 됨. 867년 안식하였으며 축일은 2월 11일이다.)의 주도로 지역공의회가 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에서 열렸으며, 바로 사순절의 첫 주일에 성화에 대한 공경이 성 소피아 성당에서 장엄하게 선포되고 성화가 제 자리에 다시 모셔졌다. 성직자들과 수도사들은 성화를 들고 행진했으며, 마침내 성화는 그 합당한 자리에 놓이게 된 것이다. 바로 이 날이 정교주일로 불려지게 되었고, 그후로 사순절의 첫 주일을 정교주일로 기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성화공경이 잘못이 아니라 올바른 것임을 확증한 제 7차 세계공의회의 기록(시노디콘)은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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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차 세계공의회의 기록

 

예언자들이 본대로, 사도들이 가르친대로, 교회가 이어받은대로, 사부들(teachers)이 가르친 교리대로, 온 세상의 교회가 합의한대로, 은총으로 밝혀진대로, 진리가 확인한대로, 거짓이 쫓겨난대로, 지혜가 떳떳하게 전파한대로, 그리스도가 치하하신대로, 그리스도 우리 하느님을 생각하고 말하며 전파한다.

 

그의 성인들을 말로, 저서로, 생각으로, 거룩한 제사로, 성당에서 성화로 공경한다. 그리스도를 하느님으로 공경하며 경배한다. 그의 성인들을 진정한 그리스도의 종사자들로서 연관적으로 공경한다.

 

이것이 사도들의 믿음이다. 이것이 교부들의 믿음이다. 이것이 정교회 신자들의 믿음이다. 이 믿음이 온 세상에 굳건하게 섰다.

 

그리고 진리와 경건을 고수하기 위하여 투쟁한 전교자들을 예찬하노니, 정교회를 위해 싸운 경건한 임금들과 거룩한 총대주교들과 주교들 그리고 순교자들과 선언자들을 영원히 기억하시리이다.

 

* 제 7차 세계공의회의 기록(시노디콘) 전체 본문은 그리스어판 '뜨리오디온' 책에 있다. 슬라브 전통에서는 시노디콘 낭독이 주교좌 성당에서 행해진다. 그래서 뜨리오디온 책에 시노디콘 본문이 나타나지 않고 따로 별책으로 있다. 그러나 모스크바 총대주교청에서는 최근 판에서 우리 시대에 맞게 축약된 본문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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