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순절

십자가 1

ttoza 2015. 3. 19. 20:25

 

 

"음악은 영혼의 언어다. 통역이 필요 없으며 모든 사람을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 시리아 야르무크(Yarmouk: 다마스쿠스 외곽에 위치한 난민 피난처)에서 피아노를 치는 팔레스타인 난민 아이함 아마드(Ayham Ahmad: 아래 사진을 보라.)의 아버지 아마드 아마드(Ahmad Ahmad)가 팔레스타인 뉴스인 알-쿠즈(Al Quds)에 한 말.

 

 

아이함 아마드가 야르무크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Photographer: Niraz Sa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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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으로 아수라장이 된 거리. 아이함 아마드는 낡은 피아노로 시리아 전쟁에 대해 노래한다. 아이함 아마드는 만 6세부터 피아노를 쳤다. 아버지 아마드 아마드는 유명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악기 장인이며 맹인이다.

  

지난 4년간의 내전으로 아마드가 사는 야르무크는 거의 파괴됐다. 다른 팔레스타인 난민 지역처럼 빈부격차가 중요하지 않은 거주지로 이곳은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곳이었다. 그러나 반정부군과 정부 세력의 끊임없는 대립으로 이젠 거의 온 지역이 흙더미가 되었다. 정부 세력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 야르무쿠에 남은 주민이 기대할 수 있는 건 굶주림과 질병뿐이다.

 

아마드는 이런 비통한 상황에서도 1년을 넘게 피아노를 쳐왔다. 그는 "사람들을 도울 방법이 더는 없었다. 그래서 피아노를 거리로 끌고 나가 연주를 통해 희망을 주고자 했다."라고 허핑턴포스트 국제판 월드포스트에 설명했다.

  

노래는 야르무크의 상황을 버리고 떠난 수천 명의 난민에 대한 내용이다. 내전이 시작되기 전에는 약 8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과 시리아인이 이 지역에 살았다고 팔레스타인계 시리아 작가인 니달 비타리(Nidal Bitari)는 말했다. 현재 이곳에는 18,000명만 남아있는 상태인데 대부분 너무 허약하거나 빈곤해서 도망치지 못했다. "피난처를 떠나야 했던 이들에게 이 음악이 위로가 될 거다."라고 아마드는 말했다.

  

야르무크에 널리 퍼져있는 버려진 건물들, 흩어진 가족들은 시리아 전역에서 목격할 수 있는 현상이다. 시리아 인구의 반 정도가 자신의 고향을 포기해야 했는데, 4년의 긴 내전 동안 여러 차례 안식처를 바꾸며 도망 다녀야 하는 것은 일상의 흔한 일이 됐다.(2014년 기준으로 시리아 인구는 약 18,000,000명 정도이다.)

 

시리아에 피난 온 팔레스타인인들은 - 내전 초기에는 약 50만 명 - 도망갈 장소의 선택도 없다. 야르무크는 이스라엘을 피해 도망 온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 1957년에 형성된 피난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다마스쿠스의 번화한 외곽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팔레스타인인이 가장 많이 사는 시리아 지역이었지만 또 시리아인도 수십만 명이나 함께 거주하는 곳이었다.

 

2013년 반정부군은 물론 정부 세력의 공격이 더 심해지면서 야로무크를 도망치지 못한 난민들은 완전히 포위상태가 됐다. 식량과 의약품은 바닥이 났다. 2013년 7월엔 정부 세력에 완전히 둘러싸였다. 정부 세력은 물론 반정부군은 이런 전략을 시리아 전역에서 활용했는데, 야르무크 주민들은 갇힌 상태에서 굶주림을 견뎌야 했다.

 

그해 11월에 4살짜리 어린이가 처음으로 굶주려 죽었다고 한 운동가는 밝혔다. 유엔은 현재까지 100명이 굶주림 또는 관련된 이유로 야르무크에서 사망했다고 말한다. 식량 대신 다른 식물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야르무크의 한 무슬림 성직자는 고양이, 개, 당나귀를 먹어도 종교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2013년에 허락한 바 있다.

 

 

2014년 1월 31일 야르무크(Yarmouk)의 주민들이 유엔의 식량배급을 기다리고 있는 사진.

                                                                                                 (AP Photo/UNRWA, File)

yarmouk 2014 unrwa

 

 

2014년 초에, 아마드가 거리 연주를 시작했다. "피아노는 고귀한 문화를 상징한다... 거리에서 피아노를 친다는 것은 대단함과 동시에 어려움을 뜻한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피아노의 다른 장점은 전기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정부 세력의 포위와 함께 전력은 끊어졌었다.

 

평생 포위당한 삶 속에서 살아온 아마드의 꼬마 아들도 다른 피난처 아이들과 함께 연주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물이 모자란다'는 내용이라고 아마드는 시리아 뉴스 사이트 시리아 디플리(Syria Deeply)에 전했다. 전투로 인해 배관이 깨지면서 2014년 9월부터 야르무크의 물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노래 가사는 어려운 상황을 매일 버티고 있는 야르무크 어린이들을 상징한다. 아이들은 아버지를 돕기 위해서 매일 멀리까지 무거운 물을 길으러 따라나선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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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드는 음악을 계속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굶주린 사람들을 대신해서 노래한다. 난민에 대한 노래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매일 겪고 있는 고통을 전달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라며 "앞으로도 노래할 거다. 계속, 또 끊임없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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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와 사진은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에서 부분적으로 골라 옮긴 것입니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5/03/19/story_n_6900030.html?utm_hp_ref=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