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순절

사순절 다섯째 주일(성 마리아 에집트인 수녀 주일)

ttoza 2015. 3. 24. 18:58

 

사순절 다섯째주일(성 마리아 에집트인 수녀 주일) 성화

 

성녀의 원래 축일은 4월 1일이다. 그러나 정교회에서는 회개(repentance)의 귀감으로서 대사순절 다섯째 주일에 성녀를 특별히 기념한다. 또한 다섯째주일에 앞선 목요일 저녁 (성 안드레아 크리티의 주교의) 대까논에서도 성녀를 기념한다. 교회는 성대주간을 앞둔 이 마지막 주일에 성녀를 기억함으로써 회개라는 주제에 다시 주목하도록 우리를 이끈다. 자신의 구원에 대해 소홀한 이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면서, 회개야말로 아주 늦게 뉘우치고 돌이키려는 이들조차도 하느님께로 갈 수 있게 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마태오 20:1-16 참조) 이날 복음서의 내용은 예루살렘에 들어가기전 예수님과 제자들 사이에 있었던 대화를 전해주고 있다.(수난에 대한 세번째 예고) 주님은 제자들에게 어떻게 양떼들(신자들)을 돌봐야 하는지를 분명히 가르쳐주고 계시다. 곧, 지배자가 아니라 섬기는 자로서 하라는 것이다. 하느님 나라에서 첫째가 되려면 이 세상에서는 꼴찌가 되어야 하고, 모든 이들의 종이 되어야만 한다.(마르코 10:32-4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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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마리아 에집트의 수녀

 

방탕한 삶

성녀께서는 에집트에서 태어나셨다. 열두 살에 부모 곁을 떠나 알렉산드리아로 간 성녀는 이후 십칠년 동안 퇴폐적이고 방탕한 삶을 살아갔다. 아마포(亞麻布, linen)로 천을 짜거나 자선금에 의지해 살아가면서도 자신의 몸을 이 남자 저 남자에게 팔았던 성녀의 욕망의 불길은 그 어느 것으로도 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무리의 리바아인들과 에집트인들이 항구로 가는 것을 보고 성녀는 무작정 그들을 따라 나서게 되었고, 예루살렘으로 향한 배 안에서 자신의 육체를 그들에게 제공한 대가로써 배삯을 지불하였다. 성도(聖都)에 도착한 사람들은 주님의 부활성당 안으로 밀려들어갔다. 그날이 바로 십자가 현양축일(914)이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성녀께서 성당의 문턱에 다다르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성녀를 밀쳐내어 도저히 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다른 순례자들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잘들 들어가는데 성녀는 아무리 애를 써도 허사였다.

 

변화의 순간

성당 바깥의 한 쪽 구석에 홀로 남겨진 성녀는 그 순간, (성당 안에 모셔져 있는) 거룩한 십자가에 다가가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자신의 불결한 삶 때문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와락 눈물을 쏟아내며 가슴을 쥐어 뜯던 성녀는 눈을 들어 성모님의 성화를 바라다 보았다. 그리고 주님의 십자가를 보는 즉시로 이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떠나 구원의 길로 나아가겠습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자신을 붙들어 맸던 힘으로부터 자신이 자유로와졌음을 느꼈다. 이내 성당 안으로 들어가 거룩한 십자가에 경배한 성녀에게 한 음성이 들려왔다. ‘요르단 강을 건너면 쉼을 얻게 될 것이다.’

 

금욕과 고행으로 얻은 평화

그 다음날 요르단 강을 건너 사막에 다다른 성녀는 사람이나 그 어떤 동물과도 맞닥뜨림이 없이 그곳에서 47년을 보냈다. 성녀가 입고 있던 옷은 해질대로 해졌고 얼굴은 햇빛과 차가운 바람에 몰골로 변해갔다. 성녀의 음식은 오로지 향내 나는 풀(herb)과 야생의 뿌리들뿐이었다. 그러나 육체적인 고통이상으로 성녀를 괴롭힌 것은 인간적인 욕정(passions)이나 자신이 저지른 죄의 기억들과 직면해야만 할 때였고, 그럴때마다 성녀는 몸을 땅에 던지며 성모님의 도우심을 간청하였다. 이처럼 극한 환경에서 각고의 금욕적 삶을 살아간 성녀는 마침내 삭막하기만한 사막 속에서도 기쁨을 찾을 수 있었다. 나중에 거룩한 조시마(Zosimas, 44) 원로에게 발견된 성녀는 성체성혈을 영한 뒤 평화로이 안식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