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들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이야기 17

ttoza 2015. 10. 1. 21:36

 

 

 

다리를 놓는 사람

 

옛날에 서로 가까이 살던 두 형제가 다투게 되었습니다. 40여년만에 처음으로 심하게 충돌한 것입니다. 그리고는 오래도록 함께 협력해온 관계가 깨지고 말았습니다. 아주 작은 오해에서 비롯된 이 비극은 크게 확대되다가 마침내 쌍방간에 거친 말이 오가고는 결국 서로 아무런 말도 주고받지 않는 냉전으로 마감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누군가 형인 요한의 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문을 열고 보니 거기에는 한 목수가 연장통을 들고 서있었습니다. ‘저는 일을 찾고 있습니다목수의 이 말에 요한은, ‘당신에게 부탁할 일이 하나 있소.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개울 건너 내 동생의 농장과 내 농장 사이에 3미터쯤 되는 담장을 좀 세워주시오. 우리는 싸웠고 이제는 말도 하지 않으니 담을 세운다면 앞으로는 서로 쳐다볼 일도 없을 것이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필요한 자재를 가져다 주시면 곧 일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목수가 이렇게 말하자, 요한은 마을로 가서 모든 재료들을 챙겨 왔고 목수는 이내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몇 일 동안 꼬박 자로 재고, 톱으로 자르고, 못을 박는 일을 한 목수는 어느 날 해가 질 무렵, 농장 주인이 돌아올 시간쯤 되어 모든 일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내 주인의 눈은 휘둥그레지고 입은 쩍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담장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고, 대신에 다리가 - 시내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연결된 다리가 놓여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쩜 이토록 멋진 일이라니요! 이윽고 형인 요한이 다리를 살피고 있을 때, 다른쪽에서 동생이 팔을 벌리고 이쪽으로 오고 있질 않겠습니까? 그러면서 그는 내가 그토록 날을 세우며 적대감을 드러냈건만 형은 이런 다리를 만들어 나를 다시 포용하다니... ’ 라고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곧 두 형제는 다리 한 가운데서 만나 두 손을 맞잡고 서로 용서하며 화해하였습니다.

 

그리고 두 형제는 목수를 향해서, ‘가지 말고 더 머물러 주시오. 다른 부탁할 일들이 있소이다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목수는, ‘저도 더 있고 싶습니다만 어서 서둘러 지어야할 다리들이 많아서 이만... ’ 이라고 말하며 떠나갔답니다.

 

예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이다.‘(마태오 5:9) 라고.

 

날마다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 담을 쌓을 것인가 아니면 다리를 놓을 것인가 하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부디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이 됩시다. 사람들 간에 화해의 다리를 놓는 사람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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