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식

금식을 하는 이유

ttoza 2016. 3. 9. 19:44





물이 가득 담긴 물잔!

 

금식을 하는 진짜 이유는?

 

한 번은 부유한 사업가가 멀리 떨어진 수도원으로 피정(避靜, retreat)을 갔다. 그는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진심어린 마음으로 그곳에 간 것이다. 수도원에 도착해서 따뜻한 영접을 받은 뒤, 그는 영적인 지도를 받으려고 수도원장을 뵙게 되었다. 수도원장은 그에게 물을 마시겠느냐고 물었다. 그가 라고 대답하자, 수도원장은 그에 앞에 놓인 물잔에 물을 따르기 시작하였다. 수도원장은 물잔 꼭대기까지 차오르도록 물을 부었고, 그러고도 멈추지 않은채 계속 물을 부었다. 마침내 물잔에 물이 넘쳐나더니 탁자 위로 흘러내렸으며, 그러고도 계속해서 넘쳐흘러 그 사업가가 입고 있는 값비싼 옷마저 젖게 하였다.

 

놀라고 화가 난 사업가는 벌떡 일어나, ‘도대체 무얼 하시는 겁니까?’라고 소리쳤다. ‘내 이 비싼 옷이 다 젖었잖아요!’ 그가 이렇게 말하자, 수도원장은 그에게로 향하더니, ‘당신은 이 물잔과 같습니다.’라고 말하였다. ‘당신은 재물과 이 세상에 대한 염려 등 온갖 걱정들로 꽉 차 있습니다. 당신 안에 다른 무엇을 간직할 공간이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들어 오실만한 자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맞아들이려면 먼저 자신을 비우고 그 분이 들어오실 공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금식을 하는 까닭도 꼭 이와 같다. 금식은 이 세상에 대한 염려와 걱정들을 덜어버려 우리 자신을 비우는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희생이며, 하느님을 섬기고 또 그분께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우리를 준비시키는 하나의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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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Faith Fasting.


성경은 신앙의 위대한 인물들이 어떻게 금식했는지를 말해준다. 모세는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을 만나기 전에 40일 동안 금식하였다. 다른 예언자들도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기 전에 금식하였다. 그리스도께서는 복음을 전하는 일을 시작하시기 전에 사막에서 40일 동안 금식하셨다. 실제로 오늘날에도 운동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철저한 식사관리와 훈련을 한다. 따라서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인 우리들도 대사순절이 시작될 때 비슷한 준비를 한다. , 부활절에 죽음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서 금식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금식을 함으로써 준비한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그것은 참된 금식을 통해 하느님을 영접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진정한 금식은 단지 어떤 음식을 먹지 않는 것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리어 참된 금식은 우리를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모든 것들을 절제하고 금하는 것이다. 곧 죄, 남에 대한 험담, 미움, 교만과 같은 모든 악한 습관들을 비워버리고 우리 자신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악습들을 치워버림으로써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들어오실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고, 우리의 삶을 그 분의 현존(現存)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다. 이처럼 금식은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모든 것을 비워버리고, 하느님의 은총을 불러오는 덕스러운 행위들로 그 빈 자리를 채우는것이다.

 

만일 금식이 선하고 아름다운 행위와 함께 하지 않는다면 그 금식은 죽은 것이다. 그런 금식은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는 그저 형식적이고 종교적인 의례(儀禮)일 뿐이다. 만일 금식이 오로지 (어떤 종류의) 음식을 금하는 행위가 된다면 금식의 진정한 목적을 잃고 마는 것이다.

 

, 이제 대사순절이 다가오고 있으니,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도록 하자. 우리가 해야 할 (영적) 투쟁을 하고, 신앙을 지키고 참된 금식을 지켜야 함을 기억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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