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순절

잊혀진 영적 전통 - 순종

ttoza 2016. 3. 10. 19:09



아브라함의 순종(창세기 22:1-19 참조)


순종의 힘

 

* 이것은 실제 이야기입니다.

 

아토스산의 성 안나 스키티(skete, 조금 작은 규모의 수도생활 공동체. 흔히 여러 개의 칼리비[kalybe]로 이루어짐)에 미카엘과 가브리엘 대천사들에게 봉헌된 한 칼리비(아주 작은 성당이 딸린 수도처)가 있다. 몇 년 전 이 곳에 한 원로(수도사제)와 미카엘이라는 이름의 제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날 원로는 일이 있어서 제자를 다프니(Daphne)라는 부두로 보내게 되었다. 그가 떠나려 하자 원로는, ‘아들아, 일을 마치면 곧바로 돌아와야 한다. 저녁까지는 이 곳으로 반드시 돌아오도록 하거라라고 말하였고, 제자는 , 알겠습니다. 아버지!’ 라고 대답하였다.

 

제자는 작은 배를 타고 다프니로 떠났다. 그곳에서 일을 다 마친 제자는 부두로 다시 가서 수도처로 데려다줄 배를 찾아보았다.

 

부두에는 다른 수도자들도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날씨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물결이 높이 쳐서 바위를 세게 때렸다. 이제 배를 타고는 어디로도 갈 수 없게 되었다.

 

조금 지나자 다른 모든 수도자들은 그날 밤을 지새우기 위해 가까운 수도원으로 흩어져 가고 말았다. 미카엘만 홀로 부두에 남은채, ‘돌아가야 하는데... 나의 영적 아버지께서 저녁까지는 수도처로 되돌아오라고 하셨는데... ’라고 생각하며 서 있었다.

 

그런데 그가 무거운 마음으로 거친 바다를 바라보고 있을 때, 두 명의 용감한 남자들이 어디선가 배를 몰고 나타났다. 그리고 그들은 미카엘에게 왜 그리 시무룩합니까?’ 라고 물었다. ‘실은 영적 아버지께서 저녁까지 돌아오라고 하셨는데, 날씨 때문에 배가 뜰 수 없어서 그렇습니다.’ 라고 제자가 대답하자, 그들은, ‘타요! 원하는 곳으로 우리가 데려다 줄께요.’라고 말하였다.

 

제자는 배에 올라 성호를 그었다. 두 젊은이는 힘차게 배를 저었다. 배는 파도 위를 날렵하게 미끄러지더니 아주 빠르게 성 안나 스키티의 부두에 닿았다. 제자는 두 젊은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짐을 등에 짊어진 다음 자신의 수도처를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오르막을 올라가던 중 제자는 가까운 다른 수도처에 있는 가브리엘이라는 이름의 한 수도자를 만났다.(미카엘은 그렇게 생각했다!)

 

미카엘 형제, 이렇게 험한 날씨에 어디를 다녀옵니까?’

가브리엘 형제, 원로님의 축복을 받아 다프니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아니, 바다에 파도가 이토록 심한 데 어떻게 왔나요?’

그러자 단순하고 겸손한 제자가 대답하였다. ‘두 명의 선원이 저를 배에 태워서 이리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정말이요? 보세요. 배하고 선원들이 어디에 있다고요?’

제자는 눈을 돌려서 바다쪽을 바라다 보았다. 거기에는 배도 젊은 선원도 없었다. 살아있는 생물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고, 오로지 거친 파도만이 해변에 들이치고 있었다. 미카엘이 다시 가브리엘 형제와 이야기하려고 머리를 돌리자, 그 또한 아무 곳에도 없었다. 방금까지 있었던 수도자가 사라진 것이었다! 미카엘 혼자 뿐이었다! 제자는 자기 자신과 바다를 번갈아 바라보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가를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어안이 벙벙한 채 그곳에 서 있었다.

 

아들아, 그것은 대천사들이었단다.’ 원로가 말하였다. ‘대천사들이었다! 네가 영적 아버지에게 순종하려는 열망을 보고는 도와주려고 왔던 것이란다.’

 

, 그들은 바로 대천사들이었습니다! 대천사 미카엘과 가브리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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