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의 역사

칼리스토스 웨어 대주교의 정교회 역사(서론 1)

ttoza 2020. 12. 19. 12:55

 

알렉시스 코미아코프(A. S. Khomiakov, 1804-1860)

 

(서론)

이름없는 자 같으나 유명한”(고린토 26:9)

 

러시아 신학자 알렉시스 코미아코프는 1846년 영국인 친구에게 모든 개신교인들은 숨겨진 교황주의자들이라고 썼다. ‘... 대수학(代數學)의 간략한 언어를 쓴다면, 모든 서방은 a라는 자료를 알고 있습니다. 로마 카톨릭 교인처럼 그앞에 긍정적인 표시 플러스(+)가 붙던지, 또는 개신교인처럼 부정적인 표시 마이너스(-)가 있던지 a는 똑같이 남아있습니다. 이제 정교로 통하는 길은 사실 과거를, 그러니까 과거의 학문, 신조, 생활을 배신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람들은 새롭고 알려지지 않은 세계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코미아코프가 a자료를 말했을 때, 그는 자유교회(역사적으로 제도화되고 국교인 그리스도교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인 교회라는 의미. 이를테면 16세기 재세례파나 오늘날의 메노나이트, 애미쉬, 퀘이커들, 그리고 장로교, 감리교 등 개신교회 안에서 폭넓게 쓴다: 역자주) 교인들과 영국성공회 교인들, 로마 카톨릭 교인들 등 모든 서방 그리스도인은 과거에 공동의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한 것이다. (비록 언제나 인정하는 것은 아닐찌라도) 모두는 비슷하게 같은 사건들에 의해 엄청난 영향을 받았다. , 중세에 있었던 교황권의 중앙집중화와 스콜라주의, 르네상스, 종교개혁과 반()종교개혁이다. 그러나 그리스인, 러시아인, 세르비아인, 루마니아인 등 정교회 구성원들의 뒤에는 아주 다른 배경이 놓여있다. 그들은 (서구적 의미에서) 중세를 알지 못하며, 종교개혁이나 반종교개혁을 겪지 않았다. 그들은 16-17세기에 서유럽을 변모시킨 문화적이고 종교적인 격변에 의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영향을 받았을 뿐이다. 로마 카톨릭과 개혁교회에 속한 서방의 그리스도인들은, 비록 대답에 대해서는 서로 동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대개 같은 질문을 함으로써 시작한다. 그러나 정교에서는 다른 것이 단지 대답만이 아니며, 질문 자체가 서방에서 하는 것과 같지 않다.

 

정교인은 역사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 예를 들면, 서방의 종교적 논쟁에 대한 정교인의 태도를 생각해보라! 서방에서는 보통 로마 카톨릭과 개신교를 서로 맞은편에 있는 두 극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교인에게 이 둘은 같은 동전의 서로 다른 면이다. 코미아코프는 교황을 첫 개신교인’, ‘독일 합리주의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그는 틀림없이 크리스천 사이언티스트’(1879년 미국에서 메리 베이커 에디가 창시한 신흥종교인 크리스천 사이언스의 가르침을 따르는 신자: 역자주)를 별난 로마 카톨릭교인이라고 여겨왔을 것이다. 1847년 옥스퍼드를 방문한 그에게 어떤 고()교회(High Church) 신자가 개신교주의의 해롭고 치명적인 영향을 어떻게 막아내야 할까요?”라고 묻자, 그는 당신의 로마 카톨릭주의를 털어버리십시오.”라고 대답하였다. 러시아 신학자의 눈에 두 가지 것은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며, 양자는 비슷하게 같은 가정을 공유하는데, 그것은 개신교주의가 로마가 낳은 알에서 부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코미아코프가 정교에 대해 새롭고 알려지지 않은 세계라고 말한 것은 옳았다. 정교회는 그저 교황이 없는 로마 카톨릭교회가 아니며, 서방에 있는 어떤 그리스도교회와도 매우 다른 교회이다. 그러나 이 알려지지 않은 세계를 더 가까이 바라보는 사람은 다르면서도 한편으로는 놀랍게도 (우리에게) 친숙한 것이 그 안에 많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그것은 내가 언제나 믿어온 것이잖아!’ 하는 감탄을 자아내면서 말이다. 사실 이런 것이 정교회와 그 가르침에 대해 더 풍부하게 배우는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었으며, 그것은 부분적으로는 옳다. 왜냐하면 구백년 이상 동방의 그리스적인 것과 서방의 라틴적인 것은 지속적으로 멀어졌으며, 서로 각자 자기만의 길을 따랐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의 초기 수백년동안을 뒤돌아볼 때 양자는 공통의 토대를 발견할 수가 있다. 아타나시오스와 바실리오스 성인들은 동방에서 살았지만 또한 서방에도 속한다. 그리고 프랑스와 영국 또는 아일랜드에 사는 정교인은 마찬가지로 이들 땅의 민족적 성인들, 이를테면 성 알반(Alban), 패트릭, 커스버트(Cuthbert), 비드(Bede), 파리의 제네비에브(Genevieve), 캔터베리의 어거스틴을 이방인으로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교회에 속한 구성원으로 생각한다. 유럽 전체는 오늘날 그리스와 러시아가 그렇듯이 한때 많은 지역이 정교에 속하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