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인간의 자유 앞에서 무기력해지신다. 인간의 자유가 그분 자신의 전능하심에서 흘러나오는 까닭에 그분은 그것을 침범하실 수 없다. 분명코 인간은 하느님의 의지만으로 창조되었다. 하지만 인간은 하느님의 의지만으로 신화(神化)될 수는 없다. 창조를 위해서는 하나의 의지만 필요했으나, 신화를 위해서는 두 의지가 필요하다. 형상을 들어올리기 위해서 하나의 의지가 있었으나, 형상을 닮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두 의지가 있어야한다.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은 너무나 커서 강요하거나 강제할 수 없다. 왜냐하면 존중이 없으면 사랑도 없기 때문이다. 신적인 의지는 자유로운 동의와 승낙을 얻기 위해 언제나 더듬어서 찾기, 에둘러가기, 심지어는 인간의지의 저항과 반발도 달게 받을 것이다. 이런 것이 하느님의 섭리이며, 억지로 강제함이 없이 영혼의 문에서 기다리는 사랑의 거지로 하느님을 느껴온 누구에게라도 교사(하느님)의 고전적인 이미지는 참으로 약해보일 것임이 틀림없다.
- 블라디미르 니콜라예비치 로스키(1903-1958, 파리에서 활동한 러시아 정교 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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