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지난해에도 자비로우신 주님께서는 한국정교회와 우리 모두에게 많은 것을 주셨으며, 그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2015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오늘 2016년 새해를 맞아 올 한 해에도 우리 교회와 모든 신자들 그리고 이 나라와 온 세상이 영적인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진정한 마음으로 그리스도께 간절히 간구합시다.
잘 아시다시피, 최근 이 세상은 안타깝게도 깊은 불행에 빠져 있습니다. 지구상에 여러 곳에서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전쟁들, 비그리스도교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 조직적인 테러와 경제적인 위기가 이 불행한 현실을 불러왔습니다.
이 슬프고 불행한 상황은 서구의 소위 전통적인 그리스도교 사회의 수 세기에 걸친 세속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많은 곳에서 성경의 가르침은 거부되고 사회규범은 반그리스도교적인 것으로 대체되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도덕적 가치와 역할은 줄어들고 부도덕과 부패가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참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자리에는 허무주의와 나태함이 들어앉았습니다. 세계 강국들은 이 세계를 지배하기 위하여 경쟁하면서 하느님의 형상인 사람들을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불의와 이윤만이 유일한 법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더욱 커다란 혼돈과 불안 속으로 계속 몰아넣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은 부정적인 생각을 하거나 방관자로 남아서는 안 됩니다. 그와는 정반대로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대로, «세상의 빛»(마태오5:14)이 되고, 열심을 다하여 «선행의 열매를 맺어야»(디도서3:14) 합니다.
또한 막다른 절벽 낭떠러지에 서 있다 해도, 절망하지 말고 자신의 투쟁을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종달새는 앉아있는 가지가 부러져도 계속 노래합니다. 왜냐하면 날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도 희망의 날개가 있기 때문에 절대로 «실망하지 않습니다.»(로마서5:5)
관대하신 주님께서 또 한 번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이 한 해에, 전능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더욱 견고히 하고, 주님과 그분의 창조세계를 향한 사랑을 키워갑시다. 또한 다른 사람들은 주님을 부정해도, 우리는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더욱 굳게 고백하면서 모든 이들에게 그리스도를 전하고 증언합시다. 우리로 인하여 단 한 명이라도 구원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면, 그것은 이 세상이 구원받는 것과 같은 큰 상징적 의미가 있음을 명심합시다.
피시디아의 소티리오스 대주교와 모든 성직자들과 교회에 봉직하는 모든 이들이 새해에도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영적인 열매가 풍성하길 기원합니다.
+ 한국정교회 대주교 암브로시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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