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와 고백성사

침묵이 대답이다.

ttoza 2018. 3. 27. 13:31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침묵을 그분이 존재하지 않거나 또는 그분이 죽었음을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만일 우리의 파토스(παθός: 영어로는 passion, 우리말로는 흔히 정념[情念]이라 번역함. 곧 악으로 기우는 온갖 인간적 욕망이나 격정을 가리킨다.)를 가지고 하느님을 단정짓는 우리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그분이 침묵을 지키는 것밖에 다른 선택이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잘못된 행위 속에서 그분의 지원을 요청한다. 이 경우 그분은 어떤 명백한 방식으로도 우리가 죄책감을 느끼도록 하지 않으신다. 그분은 우리가 계속해서 사악한 방법으로 행하여 우리 자신의 인격적인 죄의 열매를 거두도록 그냥 놔두신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회개하면서 그분께로 돌아서면, 그분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도 더 빠르게 우리에게로 오신다. 우리의 요구와 필요를 아시기에 흔히 우리보다 앞서서 먼저 와계신다. 이 땅위에서 우리 삶의 현실적인 측면들이 정당하게 요청하는 것들을 기도 속에서 표현하자마자, 그분은 이미 그것들을 다 이루어주신다. 이처럼 하느님의 침묵은 우리의 잘못된 행위들에 대한 가장 생생하고 설득력이 있으며 친절한 대답이다.


- 소프로니 (사하로프) 원로(1896-1993, 영국 에섹스의 수도원 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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