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의 아기 예수를 맞이할 준비를 함께 합시다!
- 성탄절 금식에 대한 생각 -
정교인은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절 기간에 교회가 정한 금식을 지킵니다. 이때는 육고기와 유제품, 달걀, 치즈 따위의 모든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습니다. 단, 11월 15일에 처음 금식을 시작해서 12월 17일까지는 생선이 허용됩니다.
금식은 정교인의 영적 생활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많은 교부들은 만일 금식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 자신을 정교인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말합니다. 금식을 지키는 것과 같은 영적수련은 그리스도인의 삶에 매우 귀중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를 더 가볍게 해주어 영적으로 성장하기 좋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더 깊은 삶으로 들어가길 원하며, 또한 ‘파토스’(παθός: 영어로는 passion, 우리말로는 흔히 정념[情念]이라 번역함. 인간적인 온갖 욕망과 격정을 가리킴. 루마니아의 신학자 두미뜨루 스떠닐로아에는 파토스를 '유한한 사물과 인간에 대한 무한한 집착'이라고 말했다.'예수기도, 성령체험' [정교회출판사, 2017] 69-70쪽 참조.)와 싸우는데 필요한 힘을 얻고자 하기에 이 금식기간을 정한 것입니다.
금식이 그저 먹지 않아야 하는 음식들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먹는 양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일 금식을 하지 않을 때 보통 먹는 양보다 더 많은 음식을 먹는다면, 진정한 금식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만일 우리가 야채나 ‘비건 수프’(vegan
soup: 엄격한 채식주의자가 먹는 수프) 같은 소박한 음식을 피하고, 금식용이 아닌 음식처럼 단지 우리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비싼 음식을 먹는다면, 금식의 진정한 뜻을 잃어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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