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리오디온

세리와 바리사이파 사람 주일

ttoza 2024. 2. 26. 12:49

 

 

 

루가 16주일 (루가 18:10-14)

세리와 바리사이파 사람 주일 (뜨리오디온 시작)

 

-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 대주교의 설교 -

 

주제 : 우리 영적 성장의 기본이며 초석인 겸손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부활절을 향한 긴 항해의 첫날이며, 신자들의 영적 준비와 훈련을 쌓는 뜨리오디온 기간을 시작합니다. 뜨리오디온 기간의 한 주 한 주는 우리를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세상적인 것에서 영적인 하늘로 오르게 해주는 사다리와 같습니다.

 

한번은 사막의 한 수도자가 하느님으로부터 기적을 행하는 은사를 받았는데 특히, 악한 영을 쫓아내는 은사를 받았습니다. 하루는 수도자가 악한 영들이 무엇을 제일 무서워하고, 어떤 경우에 도망을 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이 물어보았습니다.

- 너희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금식 아니냐?

악한 영은 "우리는 먹고, 마시지도 않는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수도자는 다시

- 그러면 철야기도냐? 하고 묻자 "우리는 결코 잠자지 않는다."고 대답하였습니다.

- 그렇다면 너희가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강하게 몰아붙이자, 악한 영은 말하기를 "그것은 바로 우리가 결코 얻을 수 없는 겸손이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는 오늘 바리사이파 사람과 세리의 비유를 통해 주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고자 하시는 것이 바로 겸손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또한 교회에서도 뜨리오디온의 첫 주일을 바리사이파 사람과 세리의 주일로 정해 우리의 영적 성장의 가장 기초인 겸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겸손은 온유한 마음과 하느님에 대한 순종 그리고 사랑과 모든 덕의 근원을 이룹니다. 반대로 교만은 우리 영혼을 병들게 하는 첫 번째 원인이 됩니다. 세상의 모든 악의 요소가 교만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천사였던 에오스포로스를 악의 무리로 추락시킨 원인이기도 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모두 진정한 겸손이 무엇인지, 그 깊은 의미와 가치를 깨닫게 해달라고 주님께 간청 드립시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겸손은 약한 자의 모습이 아니라 진정한 힘이며, 강한 자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굳게 믿고 나아갑시다. 그리고 우리가 교회에 올 때 혹시 바리사이파 사람처럼 이기심을 가지고 다른 형제들을 비난하고 험담하고 있지 않는지, 그래서 주님의 축복과 자비를 받기 위해 교회에 오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영적 추락을 자초하고 있지는 않는지 깊이 점검하고 생각해 봅시다.

 

성공적인 뜨리오디온 기간과 주님 눈에 드는 겸손의 모습을 지니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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