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리오디온

용서주일(아담과 이브가 낙원에서 추방된 것을 기억하는 주일, 뜨리오디온 넷째주일)

ttoza 2015. 2. 18. 11:11

 용서주일 성화

 


 낙원에서 추방되는 아담과 이브


지혜의 인도자시요 현명한 생각을 주시는 이시요 미련한 자의 훈육자시요 가련한 이들의 간성(干城)이 되시는 주여, 내 마음의 나쁜 버릇을 고치소서. 보소서, 내 입이 쉬지 않고 이렇게 외치나이다. 주여, 타락한 나에게 자비를 베푸소서”(용서주일 시기송)

 

이 날은 대사순절 준비기간의 마지막 날이다. 일반적으로는 용서주일이라고 하지만 아담과 이브가 낙원에서 추방됨이라는 또 다른 전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 이름은 대사순절 준비 전체를 요약해 준다. 사람은 낙원에 살도록, 하느님을 알고 그분과 교제하도록 창조되었다. 그러나 사람은 죄 때문에 이 복된 삶을 박탈당했고, 그 후로 이 땅에서 사는 것은 유배생활이 되었다. 그러나 구세주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이 낙원의 문을 다시 열어주신다. 그리고 교회는 그 왕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삶이 하늘에 있는 고국을 향한 하나의 순례가 되도록 해준다......

 

과실을 먹었기에

아담은 낙원에서 추방되었네

그 때문에 낙원 문 앞에 앉아

통곡하며 부르짖네

나에게 불행이 찾아왔구나!

나는 단 한 가지

주님의 명령을 범했는데

보십시오, 모든 부요함을 박탈당한 나를

, 거룩한 낙원이여

나를 위해 조성되었지만

이제는 이브의 잘못으로 내게 닫혀버렸구나

너의 창조주께

나의 창조주께 간청해다오

다시 한 번 내가

너의 꽃들로 뒤덮일 수 있도록!

 

구세주께서 그에게 대답하신다

나는 원치 않는다, 내 창조물이 썩어 없어지는 것을

반대로 내 창조물이 구원받길 나는 원하니

진리를 알지어다

내게 오는 자를

나는 결코 밖으로 내쫓지 않을 것임을

 

 

대사순절은 죄의 노예상태에서, ‘이 세상이라는 감옥에서 우리가 해방되는 기간이다. 용서주일의 복음경 본문(마태오 6:14-21)은 이 해방의 조건들을 제시한다.

 

첫째는 금식이다. 이것은 우리의 타락한 본성이 가지고 있는 욕구와 충동을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육체와 물질이 영() 위에 군림하여 행사하는 절대통치를 뒤흔드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우리의 금식이 위선이나 과시가 되어서는 안된다. 금식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우리의 아버지께 은밀히 알려지는 것이어야 한다.

 

둘째 조건은 용서이다. “너희가 남의 잘못을 용서하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마태오 6:14) 죄가 승리하여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가장 중요한 표시는 분열, 대립, 분리, 증오이다. 그러므로 죄의 요새 안에 첫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은 용서이다. 다시 말해 일치와 연대와 사랑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용서하는 것은 나의 적과 나 사이에 기쁨으로 가득 찬 하느님의 용서를 가져오는 것이다. 용서하는 것은 우리들의 인간관계가 봉착한 절망스런 궁지로부터 벗어나는 것이고, 그것들을 그리스도에게 위탁하는 것이다. 용서는 죄로 가득 차고 타락한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향해 난 돌파구이다.

 

                                                                              (알렉산더 슈메만 신부의 '대사순절'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