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고백성사를 하려면
- 트리폰 수도원장* -
영광스러운 부활 후에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셨다.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3) 역사 속에서 교회는 바로 그 순간부터 회개와 고백성사를 거룩한 신비의 성사들 가운데 하나로 여겼으며, 이를 통해 회개하고 고백하는 사람은 자신의 죄에 대해 그리스도에게서 용서를 받는다.
그리스도께서는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교회에 주셨다. 서품을 받은 사제나 주교는 회개하는 이의 구원을 위해 이 땅에서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하느님께 기도하며, 하느님은 그들의 기도를 통해 용서하신다. 고백성사의 신비는 사제가 마치 다리처럼 하느님과 그의 자녀들을 연결하는 까닭에 거룩한 것이다. 따라서 하느님이 받으시는 좋은 고백성사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양심을 철저하게 살펴 검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은총을 내려달라고 간청하면서 주의를 기울여 준비해야 한다.
때때로 우리는 잘못에 대한 후회의 감정에 지나치게 사로잡히며, 이로써 앞으로 나아가 회개와 고백성사를 할 시기를 놓쳐버리고 만다. 고백성사에서 놀라운 일은 죄가 사해졌다는 선언을 받고 현실의 순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을 사랑이 많으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셨다는 것이다. 과거는 용서받았고, 앞날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는 과거나 미래에 사로잡혀서는 안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오늘 현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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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폰 수도원장(Abbot Tryphon)은 미국 워싱턴 주의 배션 섬(Vashion Island)에 있는 지극히 자비로우신 구세주 수도원(All-Merciful Saviour Monastery)의 원장이다. 이 수도원은 러시아 해외정교회(ROCOR)의 샌프란시스코와 서부미국 대주교인 키릴 대주교(Archbishop Kyrill)의 영적 지도 아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