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홉코 신부의 교회사 16

 

예레미야 (트라노스) 2세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16세기

 

공포의 이반 통치하의 러시아

러시아에서는 16세기에 ‘제 3의 로마’ 이론이 정치적인 현실이 되었습니다. 프스코브(Pskov)의 수도자 필로테우스(Philotheus)는 다니엘서를 근거로 해서, 러시아의 황제국가(tsardom)가 하느님의 백성에 대한 마지막 세속통치가 되어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모스크바의 황제 바실 3세(Basil III)에게 전했습니다. 첫 로마는 이단(heresy)으로 말미암아 멸망했습니다. 둘째 로마인 콘스탄티노플은 죄 때문에 멸망했습니다. 제 3의 로마인 모스크바가 굳건히 서있습니다. 더 이상 제 4의 로마는 없을 것입니다.

 

공포의 이반 3세(Ivan III the Terrible) 황제는 이런 기초 위에 자신의 통치권을 세웠습니다. 그는 비잔틴 황제의 계승자로서 1547년에 황제가 되었습니다. 그는 교회와 국가를 자신의 개인적인 통제 아래 복종시키면서 무자비하게 정적(政敵)들을 박해했습니다. 이반에게 희생된 많은 이들 가운데는 모스크바의 대주교 필립(Philip)도 있었습니다. 그는 미치광이 같은 통치자의 행동에 공개적으로 반대하였기 때문에, 1568년 황제의 충실한 부하에 의해서 목이 졸려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 뒤 필립은 교회에 의해서 성인으로 시성되었습니다.

 

1547-1549년 사이에 러시아 교회는 민족통합을 위한 한 수단으로서, 이전에는 그저 지역적으로만 공경되던 여러 성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공경심을 활용하여 여러 다른 지역에서 나온 많은 성인들을 정식으로 축성하였습니다. 1551년에 ‘일백장의 공의회’(Council of a Hundred Chapters), 곧 스토글라브 소보르(Stoglav Sobor)는 다른 동방 정교회에 대한 러시아 정교회의 수위권(首位權 supremacy)을 더 강하게 주장하였습니다.

 

1551년 카잔(Kazan)에서 러시아가 터키인들을 무찌른 뒤, 이반은 모스크바의 ‘그리스도를 위한 바보’(Fool-for-Christ 1552년 사망) 성인 바실(St. Basil)을 기려서 모스크바의 크레믈린 안에 유명한 성 바실 성당을 지었습니다. 이 성당 건물은 그리스도교적인 것과 동양적인 형식을 잘 결합시킨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반의 통치 초기에 그의 영적 아버지는 실베스트르(Sylvestr) 사제였습니다. 이반의 초기 개혁 가운데 많은 것이 이 단순한 사목자의 인도를 받았습니다. 실베스트르는 도모스트로이(Domostroi) 또는 ‘가정의 교사’(Home-builder) 라고 불려지는 책의 주요 기고자였는데, 이 책에서는 러시아의 그리스도교 가정들이 정교회의 의식적(ritual)이고 윤리적인 실천에 따라 어떻게 자신들의 삶을 꾸려가야 할 것인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도모스트로이는 수 세대에 걸쳐 러시아 가정에 영향을 끼친 매우 인기있는 책이었습니다. 이반은 1559년 실베스트르를 추방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공포의 이반이 다스리는 동안 대주교인 모스크바의 마카리(Makarii of Moscow 1542-1563)는 ‘월간 독서’(Monthly Readings)라고 불려지는 12권짜리 책을 썼습니다. 이것은 성경에 대한 주석과 성인들의 일생, 설교, 그리고 영적 독서를 위한 다른 자료들을 담은 방대한 전집이었습니다. 이 때에 ‘무소유자’인 그리스인 성 막심(St. Maxim the Greek 1556년 사망)은 러시아 교회의 예식서들을 개정하려고 하였기 때문에 투옥되고 고문을 당했습니다. 카잔의 주교인 성 구리(St. Gury 1563년 사망)는 시베리아 부족들 속에서 선교를 하였습니다.

 

테오도르의 통치 때의 러시아

이반의 아들 테오도르(Theodore)의 통치 때에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 예레미야 2세(Jeremiah II)는 도움을 청하려고 모스크바에 왔습니다.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구 교회는 터키인들의 지배 아래 놓여있었습니다. 따라서 이처럼 명백한 압제 상황 속에서 1589년 총대주교는 모스크바의 주교 욥(Job)을 전 러시아의 첫 총대주교로서 인정하였습니다. 새로운 총대주교를 임명하는 문서는 모스크바를 제 3의 로마로서 그린 필로테우스의 예언을 거의 되풀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반 3세의 통치하에서 실제적으로 이루어진 이 이론은 정교회 안에서 가장 최고위직에 있는 성직자들에 의해 드디어 공식적으로 확증되었습니다. 1593년에 러시아 교회는 예루살렘, 알렉산드리아, 안티오키아 등의 주교들로부터 총대주교구로서 그 지위에 대해 인정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러시아 교회는 정교회의 총대주교청 가운데 다섯째로 영예로운 자리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브레스트-리토브스크의 연합

16세기에는 러시아의 서쪽 경계선에 폴란드-리투아니아 왕국이 형성되었습니다. 1569년까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시기스문트(Sigismund) 아래서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왕국은 거의 전적으로 정교인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동쪽 멀리 키에프 지역까지 러시아 영토의 여러 부분들을 차지하였습니다. 카톨릭의 예수회(Jesuits) 사람들은 일찍이 이 지역에 들어와서 라틴적인 학문과 실천들을 옮겨놓았습니다. 결과적으로 1596년의 브레스트-리토브스크 통합(Union of Brest-Litovsk)이 이루어졌는데, 이것으로 말미암아 그 지역의 정교회 주교들은 한 세기 전에 플로렌스에서 합의한 토대 위에서 로마 교회와 통합하는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우니아’(unia) 안에 받아들여진, 정교 신자들의 예배를 위한 교회의 예식과 관습은 똑같이 남아 있었습니다. 교회의 성직자 계급제도, 교회 성직자와 학문적인 지도력은 전적으로 라틴적인 교육과 로마 교황권의 교리에 종속되었습니다. 1596년의 이 통합은 폴란드, 오스트리아계 헝가리, 그리고 체코슬로바키아처럼 비(非)정교회적인 정부에 의해 계속해서 지배를 받은 영토 안에서 효력을 지닌 채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우니아적인(uniate) 운동은 언제나 근본적인 반대에 부딪쳤습니다. 반대자들은 주로, 정교신앙을 수호하기 위해서 일찍이 1588년에 형제단으로 조직되어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 예레미야 2세의 축복을 받았던 정교회 평신도들이었습니다. 처음에 반(反)우니아적(anti-uniate) 운동은 이반 페도로브(Ivan Fedorov)의 인쇄기계를 씀으로써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 사람은 그의 ‘악마적인 발명’ 때문에 이반 3세에 의해서 러시아로부터 추방되었습니다.

 

동방

16세기의 후반에 동방의 총대주교들은 서방에서 프로테스탄트의 개혁자들과 접촉했습니다. 예레미야 2세는 검사해 달라며 자신에게 보내진 아우그스부르크 신앙고백(Augsburg Confession)을 주의 깊게 연구한 뒤, 루터의 가르침은 이단적이라고 힘있게 선포하였습니다.

 

이 같은 시기에 성 게오르기오스(St. George)와 새로운 성 요한(St. John the New)이 회교도들의 지배 아래서 순교한 까닭으로 하여 교회의 성인 목록에 들게 되었습니다. 이 시대의 또 다른 그리스인 성인들로는 라리사(Larissa)의 주교인 성 비사리온(St. Vissarion 1541년 사망)과 아테네의 성 필로테오스(St. Philotheos 1589년 사망)가 있었습니다.

 

서방과 프로테스탄트의 개혁

16세기의 서방은 프로테스탄트의 개혁과 로마 카톨릭의 역(逆 counter-)개혁을 경험하였습니다. 마틴 루터(1545년 사망), 요한 칼빈(1564년 사망), 그리고 울리히 쯔빙글리(1545년 사망) 등이 유럽 대륙에서 개혁 운동을 이끌었습니다. 그들은 로마 교회의 공식적인 가르침 뿐 아니라 실제적인 남용(濫用)들도 공격하였습니다. 헨리 8세 왕은 1534년에 수위령(首位令 Act of Supremacy)에 의해 영국 국교회(Anglican Church)를 설립하였고, 존 녹스(1572년 사망)는 칼빈주의 신앙을 스코틀랜드에 전해 주었습니다.

 

로마 교회는 트렌트 공의회(1561-1563)를 열어 연옥(煉獄 purgatory)과 면죄부(免罪符 indulgences), 감사성사(eucharist, 성찬예배)에서 빵과 포도주의 본질이 변하는 것, 그리고 프로테스탄트에 의해 공격받고 부정된 여러 다른 입장들에 관한 교리를 정식으로 공식화하였습니다. 프로테스탄트의 입장은 ‘오직 믿음만을 통한 은총에 의해 의롭다고 인정받는다’(justification by grace through faith alone)는 교리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성경은 유일한 교회의 권위로서, 하느님의 영감 아래 신자 개개인에 의해 직접적으로 해석됩니다. 교회의 성례전적(sacramental) 생활은 세례와 성만찬으로 축소되며, 특히 후자는 희생(제사)의 의미가 없이 주로 하나의 기념하는 식사로서 이해됩니다. 트렌트 공의회는 로마 교황의 수위권과 교회의 성직자 계급제도의 권위에 관한 교리들을 강화하였습니다. 이 두 교리는 프로테스탄트의 주된 공격 목표였습니다.

 

서방과 역(逆)개혁

로마의 역(逆)개혁은 예수회 사람들(Jesuits)에 의해 이끌어졌습니다. 예수회(Society of Jesus)는 로마의 교황권을 방어하기 위한 특별한 목적으로 1534년 로욜라의 이그나티우스(1556년 사망)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프란시스 자비에르(Francis Xavier 1552년 사망)는 이 시대에 극동(極東 Far East)에 다다랐던 유명한 예수회 선교사였습니다. 네델란드의 예수회 회원인 피터 카니시우스(Peter Canisius 1597년 사망)는 독일에서 역(逆)개혁을 이끌었으며, 개혁 이후 카톨릭주의(catholicism)의 표준적인 교과서가 된 자신의 유명한 교리문답(Catechism)을 썼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아빌라의 테레사(1582년 사망), 십자가의 요한(1591년 사망)과 같은 신비적인 작가들이 로마 교회의 종교적 삶에 대한 개혁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제네바에서는 그 도시의 로마 주교인 프란시스 드 살레(Francis de Sales 1622년 사망)가 영적인 삶에 대한 자신의 작품들을 쓰고 있었습니다. 이 같은 시기에 화가 티티안(Titian 1576년 사망)은 그림을 그리고 있었으며, 음악가 팔레스트리나(Palestrina 1594년 사망)는 로마 교회에서 쓰였던 자신의 웅장한 음악적 작품들을 작곡해내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