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들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이야기 25

ttoza 2015. 11. 8. 17:32

 

 

의미심장한 이야기

 

옛날에 한 사람이 자신의 말, 개와 함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이 큰 나무 아래로 지날 때, 번개가 쳐서 셋 모두를 죽이고 말았다. 그러나 그 사람은 자신이 세상을 떠났음을 곧바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자신의 두 동물과 함께 여행을 계속하였다. 길은 아주 멀고 더구나 오르막이었다. 태양 또한 강렬하게 내리 쬐어 그들은 모두 땀으로 범벅이 되었으며 심한 갈증에 허덕였다. 그런데 길이 굽어지는 어떤 지점에서 그들은 아름다운 대리석 문을 보게 되었고, 그 문은 황금으로 잘 꾸며진 길을 따라 너른 광장에 이르게 되어 있었다. 그 사람은 얼른 문으로 가서 문지기와 대화를 시작하였다.

-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 이 아름다운 곳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 천국이랍니다

- , 감사하게도 드디어 하늘나라에 다다랐네, 그런데 몹시 목이 마르네요

- 선생님, 안으로 들어가시면 샘에서 원하시는 대로 물을 드실 수 있답니다

- 고맙습니다. 하지만 제 말과 개도 또한 몹시 목말라 하는데요.

- 대단히 미안합니다만 동물들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은 타는 듯한 갈증에도 불구하고 그 안으로 들어가길 포기하였는데, 그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동물들을 목마른 상태로 그냥 놔둘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문지기에게 고맙다고 말하고는 다시 여행을 계속하였다.

-------------

뜨거운 태양 아래 조금 더 걷고 나서 완전히 탈진이 되려고 할 무렵, 그들은 다른 장소에 다다르게 되었는데, 그 곳의 입구에는 낡은 대문이 서있었고 그 뒤로는 나무에 둘러싸인 더러운 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 그늘 아래에 한 남자가 모자를 눌러 쓰고 앉아 있었는데, 그는 자고 있는 듯이 보였다.

- 안녕하세요? (그러자 그 남자도 고개를 끄덕였다.)

- 저와 제 말과 개 모두 몹시 목이 마릅니다.

- 바위에서 나오는 샘물이 있어요. 마시고 싶은 대로 맘껏 물을 마실 수 있죠.

남자가 길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여행자와 그의 말, 개는 샘으로 가 실컷 물을 마시고는 갈증을 면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고마운 마음에 문에 앉아 있던 그 남자에게로 다시 돌아가서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그 남자가 대답하였다.

- 언제든 원하는 때에 다시 오세요.

- 그런데 이 곳의 이름은 무엇이죠?

- 천국이랍니다.

- 천국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저기 저 아래 대리석문의 문지기는 그 곳이 천국이라던데요?

- 거긴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예요. (여행자는 몹시 당황하였다.)

- 만일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저들이 천국이라는 이름을 쓰도록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됩니다. 이런 잘못된 정보 탓에 얼마나 많은 문제들이 생겨나는데요. (여행자가 이렇게 말하자)

- 그런 일이 여기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답니다. (모자를 쓴 그 남자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계속 덧붙여 말하였다.) 사실 저 아래에 있는 곳(지옥!)은 여로모로 유익한데, 왜냐하면 자신의 가장 좋은 친구들을 기꺼이 저버리는 사람만이 그곳에 살 수 있기 때문이죠......